정유 4사,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7조…역대 최대 실적정치권 '정유사 고통분담' 압박…영국 '횡재세' 도입 초과이윤세 도입시…"결손 발생시 정부 지원해야"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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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영국과 미국 등이 초과이윤세를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유가로 물가가 폭등하는 등 국민들의 고통이 커져가는 가운데 정유사들이 역대급 흑자를 기록하자 정치권에선 정유사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며 '초과이윤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1일 "정유사들이 (초과 이익을) 기금으로 내거나, 마진을 줄이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정유사들도 고유가 상황에서 혼자만 배불리려 해선 안된다"고 각각 주장했다.정유사를 향한 정치권의 경고는 궁극적으로 유류가격 인하지만 만약 7월부터 시행될 유류세 추가 인하분이 유류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초과이윤세 도입 논의도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6월 또는 7∼8월에 6%대의 물가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물가인상 흐름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정유사가 물가안정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성난 민심을 잠재울 카드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가 읽힌다.SK이노베이션 S-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들은 고유가 상황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조766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조5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해외도 비슷한 상황이다. 영국은 지난달 호황을 누린 석유와 가스업체에 25%의 초과이윤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미국은 이윤율이 10%를 넘어서는 석유회사에 대해 추가로 21%의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2018년 초과이윤세 논의 수면 아래로…법인세 개편 시급이런 주장에 정유업계는 조세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석유 수요 급감으로 정유사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을때는 정부의 지원이 한푼도 없다가 이제와 이익이 많다고 이를 빼앗아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사실 초과이윤세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법인이나 자연인에 대해 그 초과분만큼 추가적으로 징수하는 소득세로, 갑작스럽게 증가한 이익에 과세한다고 해서 '횡재세'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경제학회가 2018년 11월22일 개최한 정책세미나에서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포용성장을 위해 초과이윤세를 도입하자고 주장했었다. 당시 김 교수는 독과점기업이 불완전경쟁을 통해 얻은 것이 초과이윤이고 조세정책을 통해 재분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당시 세미나에서는 기업들이 무형자산 비중을 올려 과세를 회피하거나 초과이윤 환수에 있어 글로벌기업과 내수기업, 물적생산기업과 지적생산기업 등의 차이 때문에 과세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이후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일각에서는 정유사들에 초과이윤세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것보다 법인세 구조 개편이 더욱 시급하다고 지적한다.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법인세는 중립적인 세금으로 결손이 발생하면 과세대상에서 이를 제외시켜주고 있는데 초과이윤세는 그렇지 않다"며 "초과이윤세의 경우 기업이 이득을 볼때는 괜찮지만 결손이 나면 정부에 이를 보전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한 업계에 별도의 세금을 내라는 것은 그 산업이 영속하는데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홍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기업을 재벌로 연결시켜 부자로 인식하고 있는데, 기업은 부자와 빈자가 없다. 돈은 법인이 버는 것이 아니라 주주가 버는 것이기 때문에 주주에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법인세는 소득재분배 기능이 없기 때문에 OECD국가 37개 중 4개국만 빼고 단일세율이다. 우리나라는 법인세 과표가 4단계인데 이것부터 손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