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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하' 與野 신경전…전문가 "대기업=재벌, 부자 아냐"

MB정부 법인세 인하 이후 불붙은 부자감세 논란 여 "기업 투자 활성화" VS 야 "부자감세 NO! 물가나 잡아라"전문가들 "'대기업=재벌' 인식 잘못, 부자는 개인"

입력 2022-06-29 13:51 | 수정 2022-06-29 14:38

▲ 지난 16일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부는 이날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법인세 인하를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이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한다고 밝혔지만 야권에서는 MB정부 시즌2라며 170개의 의석으로 정부의 부자감세를 저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야당이 주장하는 요지는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재벌대기업에 대한 감세는 세수를 축소시켜 복지정책 시행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차라리 재벌대기업에 세금을 더 걷어 고유가로 힘들어 하는 국민들을 위해 유류세를 더 인하해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부자감세라는 비판에 박지훈 기획재정부 법인세제과장은 지난 2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법인세 과세 체계 개편 방안' 공청회에서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법인세를 지나치게 많이 걷고 있고 과도한 세 부담과 규제가 이어질때 우리 기업들은 국내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이 같은 논쟁은 이번 처음이 아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한 MB정부 시절에도 나왔던 논쟁이지만 여당과 야당은 그때 그시절의 논리로 또 다시 대립하고 있다. 대체 진실이 무엇이길래 MB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하했던 시절부터 15여년간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을까? 

▲ 지난 2013년 8월 민주당에서 개최한 부자감세 철회 및 중산층ㆍ서민 증세 저지 특위 회의 ⓒ연합뉴스

법인세 인하 주장을 하는 측에서 제일 먼저 내세우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다. 세계시장에서 기준으로 통용되는 규범이란 뜻의 글로벌 스탠다드 측면에서 법인세 인상 흐름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OECD 38개 국가중 4단계 누진세율의 법인세 체계를 가진 국가는 코스타리카와 우리나라 뿐이며 미국과 영국, 스웨덴 등 24개국은 단일세율이다. 최고세율 역시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25%인 9위로 비교적 상위권에 속해 있다. 

문제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이 법인세를 인하하는데 있다. 미국은 2017년 최고 39%의 누진세율 체계를 2018년 21%의 단일세율 체계로 변경했으며 영국도 지난 2018년 법인세율을 19%로 인하했다. 프랑스는 2018년 33.3%였던 최고세율을 올해 기준으로 25%까지 인하했다. 

이는 높은 세금 부담으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하는 것을 방지하고 해외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여당의 논리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이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명목세율로 비교할 것이 아닌, 법인세 외에 기업이 부담하는 각종 사회보험료 등을 포함한 총조세 및 부담률로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9년 기준 한국의 총조세 및 부담률은 33.2%로 OECD 국가 평균 41.6%보다 낮은 수준인데, 법인세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과표 구간인 3000억원 초과에 해당하는 80여개의 기업을 위해서 왜 부자감세를 해주냐는 지적이다. 

여당과 야당이 같은 숫자를 놓고도 다르게 해석하면서 지루한 논쟁은 시간이 흘러도 되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논쟁이 '재벌·부자=대기업' 이런 시각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교수)는 "법인은 부자나 빈자가 없기 때문에 부자감세라는 말이 나오면 안 되는 세목이다. 법인들의 이익은 최종소득이 아니라, 배당을 통해 개인주주까지 흘러들어가야 끝인 것"이라며 "기업들이 우리나라 기업과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기업하고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것이 곧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인천대 교수) 역시 "법인세는 소득재분배 기능이 없다. 대기업은 부자라고 생각하지만 몇조원의 적자를 보는 대기업인 한전을 보면 누가 부자라고 생각하겠냐"라며 "'대기업=재벌'로 연결돼서 대기업은 부자라고 보는 잘못된 인식에서 나온 문제다. 부자를 따지려면 재벌의 소득에 대해서 얘기해야지, 회사 자체가 부자인 것처럼 하는 것은 왜곡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희정 기자 hjle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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