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가동 늘었지만… 노후 석탄발전 폐지 등 전력공급 제자리정부, 산업계에 8월2째주 휴가 분산 요청… "에너지절약 필요"
  • 서울 중구 명동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에 설치된 전력 수급 현황 전광판 ⓒ연합뉴스
    ▲ 서울 중구 명동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에 설치된 전력 수급 현황 전광판 ⓒ연합뉴스
    올여름 전력공급 능력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무더위로 인해 전력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블랙아웃(대정전)이 우려된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산업계에 전력 수요가 최대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8월 둘째주에 근로자 휴가를 분산해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전력수요는 지난해 91.1GW보다 높을 전망이다. 전력 최대수요 예상시기는 8월 둘째주로, 수요는 91.7~95.7GW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가동은 증가했지만, 노후 석탄발전 폐지 및 정비 등의 영향으로 전력 공급 능력은 100.9GW로 전년(100.7GW) 수준과 비슷하다. 

    예비전력의 경우 최저 5.2GW로 최근 여름철 실적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다. 지난 2018년에는 7.1GW, 2019년 6.1GW, 2020년 8.9GW, 2021년 9.6GW였다. 추가 예비자원 확보와 수요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경우에도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총 9.2GW의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했다. 평상시에는 가동하지 않지만, 예비력이 일정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투입된다. 자발적 수요감축, 신한울 1호기 등 신규설비 시운전, 발전기 출력 상향 등을 단계별로 가동해 적기에 예비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연료 수급난에 대비해 석탄, LNG(액화천연가스) 등 발전용 연료의 여름철 필요물량은 사전에 확보한 상태다. 공공부문의 경우 280개 공공기관의 실내 적정온도 준수, 조명 부분 소등 등 에너지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전력수급 위기시 냉방기 순차운휴 등 추가 절전에 동참토록 할 계획이다. 

    발전·송배전 설비, 태풍 등 재난에 취약한 설비를 사전에 점검해 올 여름철 불시고장을 최소화하고 전력 유관기관과 함께 전력수급상황실을 상시 운영해 다음날 예비력 하락 예상시 추가 예비자원을 가동하는 등 신속히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올 여름철 전력수급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국민들께서 전기 사용에 불편이 없으시도록 비상한 각오로 전력수급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수급상황이 예년에 비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바, 공공기관뿐 아니라 가정과 사업장 등 국민적인 에너지절약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산업계의 경우 8월 둘째주 전후로 휴가를 분산하고, 가정과 상업시설에서는 적정 실내온도 26℃를 준수하는 등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박 차관은 이날 오후 신양재변전소를 방문해 전력 유관기관별 전력수급 대책 준비현황 및 전력설비 운영·관리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오는 7월4일부터 9월8일까지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전력거래소·한국전력·발전사 등 전력 유관기관과 함께 '전력수급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면서 수급상황을 관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