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6%, 기대인플레 3.9% 명분 충분대출 금리 인상 불보듯… 주담대 8%, 마통 9%당국 금융안전망 강화…은행권, 충당금 압박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에선 '빅스텝'을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p 끌어올려 물가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기류가 팽배하다. 

    금리 인상 명분은 충분히 갖춰졌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0%에 달한데다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3.9%에 달했으나 물가 정점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당국은 가파른 금리 인상에 대비한 금융 안정망 강화에 나섰고 여신 감소를 우려한 은행권은 예·적금 특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 상당수는 한은이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5월 금통위 이후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 둔화 우려가 모두 커졌으나 한은은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을 더욱 지배적인 위험으로 볼 것"이라 밝혔다.    

    특히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6일 빅스텝 가능성을 두고 "다음 금통위까지 시간이 남아서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 사이 나타난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 발언 이후 나온 지표들은 온통 물가 경고등에 해당돼 시장에서는 빅스텝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연말 기준금리는 3.00%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 말 기준금리가 1.00% 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새 2.00%p나 오르게 된다. 이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8%,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금리는 9%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뒤따른다.

    당장 정부는 금리 인상에 따른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부는 재정준칙을 마련해 국가 채무비율을 50%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더이상 정부 차원의 '돈잔치'는 끝났다는 의미다. 동시에 취약 차주를 위한 금융안전망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갑자기 불어난 이자에 한계차주가 늘어나는 상황을 방지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긴급 리스크 점검 회의서 "차주 부실 및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금융사의 유동성·건전성 리스크를 집중 관리하고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지난달에는 17개 은행장과 첫 간담회서 예대금리차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 전날에는 금리정보 공시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
    은행권은 더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한은 빅스텝 예고에 여신에 필요한 자금을 미리 마련하기 위한 예·적금 특판이 줄을 잇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고 연 4.00%금리의 페스타적금을 출시했고 우리은행 역시 S드림정기예금은 최고 연 3.20% 금리를 보여한다. 앞서 케이뱅크는 최고 연5.00% 코드K 자유적금 출시로 소위 대박을 쳤다. 

    은행권의 이같은 특판 움직임은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압박에 보조를 맞추는 것과 동시에 여신에 필요한 자금을 발빠르게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또 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걷고 있으나 기업대출을 증가세를 보여 은행의 자금 조달차원서 특판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대출 부실에 대비한 손실 흡수능력 확대를 주문하면서 당장 3분기부터 대손충당금을 늘려야 하는 숙제도 짊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금리인상기를 맞아 은행권의 순익 증가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건전성 관리 강화와 금리인하 압박이 겹치면서 리스크 관리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의 빅스텝 시그널은 충분히 나왔다고 본다"면서 "경기 침체 우려로 베이비스텝(0.25%p)을 단행하더라도 연말까지 금리 인상 기조는 계속될 예정이기 때문에 충당금 확보 등을 통해 부실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