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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부인에도 ㈜한화 합병說 솔솔…이라크사업 '키' 되나?

한화건설, 재무구조 불안에도 상환전환우선주 조기 상환그룹 지배구조 단순화 통한 승계작업 사전작업 가능성이라크 더딘 속도에 재무구조 미개선...불확실성만 확대

입력 2022-07-08 13:52 | 수정 2022-07-08 15:01

▲ 서울 중구 소재 한화빌딩. ⓒ권창회 기자

한화건설이 지난달 과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잔여분을 만기 2년을 앞두고 조기 상환했다. 재무상태가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서둘러 상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그룹의 지주사격인 ㈜한화가 한화건설과의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고 있다. 흡수합병을 통해 그룹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오너일가의 승계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여전히 과중한 채무부담으로 개선되지 않은 재무구조와 사업 지연이 더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최근 2000억원 규모의 RCPS 95만6938주(우선주 3.23%)를 조기 상환했다.

이는 한화건설이 2014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레콘에 발행한 4000억원 규모의 RCPS 잔여분이다. 레콘은 한화건설 RCPS 인수를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우리은행 △KDB산업은행 △신한라이프 △신한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이 출자했다.

한화건설은 당시 주택사업 등 운전자본 투자부담이 커지고 차입금이 증가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하자 RCPS를 발행했다.

이번 RCPS 조기 상환으로 한화건설은 지주사인 ㈜한화의 완전 자회사가 됐다. 이전까지 ㈜한화는 보통주(100%)와 우선주(42.31%)를 합쳐 한화건설 지분 96.77%를 보유하고 있었다. 나머지 3.23%는 레콘이 우선주로 보유하고 있었다.

IB업계에서는 한화건설이 만기를 2년 앞둔 RCPS를 조기 상환한 데 대해 ㈜한화의 한화건설 흡수합병을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건설의 재무구조가 여전히 좋지 않은 가운데 무리하게 RCPS를 상환했기 때문이다.

1분기 보고서 분석 결과 한화건설의 자본총액은 올해 1조1627억원으로 최근 10년(2013~2022년)새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9년 평균 1조7093억원에 비해 31.9%나 낮은 수준이다. 2019년 1분기 894억원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자본 확충이 상대적으로 더뎠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차입금과 부채 규모는 직전 9년 평균치를 상회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차입금은 1조5398억원으로 9년 평균 1조4606억원을 5.41% 웃돌았으며 부채도 9년 평균치 4조4757억원을 4.97% 상회한 4조698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10년새 최대치인 132%와 404%를 기록했다. 특히 RCPS를 발행했던 2014년 당시 117%, 245%를 웃돌면서 조기 상환보다는 추가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3세 승계를 위해 ㈜한화가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흡수합병을 단행할 경우 그룹 지배구조가 단순화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만큼 승계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한화건설은 한화생명 지분 25.0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는 한화생명 지분 18.15%를 보유하고 있다. 흡수합병을 통하면 지분율 43.24%로 단일 최대주주가 된다.

현재 한화그룹의 금융사는 한화생명을 시작으로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등으로 수직계열화돼 있다. 그룹의 지배구조가 단순화하고 있다는 점을 비춰볼 때 추후 승계 구도가 어떻게 그려질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 승계하더라도 ㈜한화와 한화건설의 합병은 꼭 필요한 절차라고 판단된다"며 "RCPS를 상환하지 않아도 합병에는 큰 무리가 없겠지만, 지분 구조를 깨끗하게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항공사진. ⓒ한화건설

업계에서는 ㈜한화에 흡수되더라도 사업적인 변화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최근 원자재 쇼크와 인건비 등 원가 상승에 따른 판관비 증가, 해외사업 부진 등으로 실적 부침을 겪고 있는 만큼 ㈜한화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한화건설의 최근 현금흐름을 저해했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이 아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한화건설의 실적은 1분기 기준 착공 수주잔고의 33%(SI 프로젝트 포함 약 7조1000억원)을 차지하는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우수한 원가율을 바탕으로 2016~2020년 평균 약 722억원의 매출총이익을 시현하며 여타 해외 프로젝트의 손실분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지연되면서 2020년 매출액은 전년 4조1000억원 대비 11% 감소한 3조6000억원, 2021년에는 전년대비 18% 줄어든 3조원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 수익성도 저하됐다. 영업이익(308억원)은 3년 연속 감소하면서 2015년 1분기 71억원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5년 1.02% 이후 가장 낮은 4.49%에 머물렀다. 순이익은 2014년 190억원 손실 이후 가장 낮은 102억원을 기록했다.

비스바야 프로젝트는 국민주택건설 프로젝트(BCNP)와 사회기반시설(Social Infra, SI)로 구성됐다. 전체 수주 규모는 약 100억달러이며 1분기 기준 계약잔액 약 7조100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지정학적 요인 및 발주처 재정 상태에 따라 공사 지연과 정상화를 반복하고 있으며 슬로우다운에 돌입한 한화건설은 10만가구를 짓는 신도시 사업장에 약 100명에 불과한 인력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정률은 SI 포함 약 45%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발주처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블록 단위 분할 공급 및 소유권 이전, 발주처의 미분양분 인수 등 보완 약정을 체결했다. 재무적으로도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공사채권이 공사선수금 규모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에서 장기간 늦어지고 있는 본 프로젝트에 대해 감사에 착수하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이라크 현장의 공사대금 회수 지연으로 회사의 매출 규모가 축소되고 현금흐름의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추후 공사대금 회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도 "공사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이익기여도가 제한될 수 있는 만큼 향후 공사 정상화 시점, 공사 진행 과정 및 사업여건 변화, 연도별 매출 인식 및 대금 회수 규모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건설 측은 "㈜한화로의 흡수합병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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