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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 vs 건전재정"…지출구조조정 통해 두마리토끼 다잡을까

정부, 21일 세법개정안 발표…법인세 등 감세 초점MB때 20여兆 세수↓… 3高시대 취약계층 지원 우려도전문가 "감세 아닌 '정상화'…官製일자리 등 포퓰리즘 제거"

입력 2022-07-12 13:14 | 수정 2022-07-12 13:44

▲ 세금.ⓒ연합뉴스

오는 21일 윤석열 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이 발표된다. 법인세 인하 등 감세정책이 대거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정부의 감세정책을 두고 '부자감세'라거나 건전재정 기조와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재정건전성 확보는 세수보다는 지출다이어트와 직결된다며 재정지출 효율화를 통해 허리띠를 졸라맬 여지가 충분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21일 새 정부의 첫 세법 개정안이 발표된다. Y노믹스(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는 민간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을 기치로 내건다. 기업활동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 경제가 활력을 되찾으면 세수는 덩달아 증가할 거라는 견해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문재인정부가 25%로 올렸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008년 MB(이명박) 정부수준인 22%로 다시 내리고 4단계로 돼 있는 과표구간도 3개 이하로 줄일 방침이다.

대표적인 벌칙 과세로 거론되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투상세)도 없앤다. 투상세는 기업이 소득중 일정액을 투자·임금·상생협력 등에 쓰지 않을때 미달액(미환류소득)의 20%를 법인세로 추가로 내는 제도다. 정책 효과는 미미한데 비해 기업 부담만 키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원활한 기업승계를 통해 세대간 기술·자본 이전을 촉진하고자 상속 관련 세제도 손질한다. 일정 요건을 갖추면 양도·상속·증여하는 시점까지 상속세 납부를 유예하는 제도를 신설한다. 가업승계 대상 기업의 매출액 기준도 1조원으로 2배이상 확대하고 사후관리 기간도 5년으로 2년 단축하는 등 요건을 완화한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징벌성 과세인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세제는 정상화한다. 1가구1주택자의 세 부담은 부동산가격 급등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린다. 종부세는 과세 기준선을 공시가격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물가는 올라 실질소득은 줄어드는데 과세표준·세율은 15년간 그대로 유지해 월급쟁이 유리지갑만 터는, '소리없는 증세'라는 비판이 제기된 소득세도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 현행 소득세 과세 표준구간 및 세율.ⓒ연합뉴스

정부가 시장에 잇따라 감세 신호를 내보내면서 윤석열 정부가 중시하는 재정건전성 강화와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충북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상황이) 지난 5년간 크게 악화했다. 국가채무 증가 규모와 속도가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재정은 위기때마다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 국가신인도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적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재부는 오는 2027년까지 국가채무비율을 '50%대 중반'으로 관리하겠다며 재정준칙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마이너스(-)5% 수준인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내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인 '-3.0% 이내'로 개선한다는 목표다. 2020년부터 100조원 수준으로 불어난 연간 재정 적자 규모를 50조원쯤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재정건전성 강화와 감세정책은 함께 달성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윤석열정부의) 세법개정 방향은 대놓고 감세"라며 "소위 증세 없는 복지가 실패했듯 이번 (감세정책도) 결연한 의지가 없다면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MB정부때 감세정책으로 연간 많게는 7조~8조원, 4~5년간 20여조원의 세수가 줄었다"면서 "(지금처럼) 고물가·고환율 시대에 취약계층의 타격이 엄청 커져 정부 역할이 중요한데 세수는 줄고 국채 발행도 안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무책임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반면 재정건전성은 세수 감소보다는 지출 다이어트와 더 관련성이 높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 (세율을 내려도) 세금은 더 많이 걷힐 수 있다"며 "감세로 정부 재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으니 지출구조조정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제학부 교수는 "감세가 재정건전성에 약간의 문제가 될 수 있으나 법인세 등 세율을 높인다고 세수가 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우리나라는 조세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뒤에서 3~4번째로 낮아 적극적인 투자를 막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부가가치세율을 낮추거나 하면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현재는)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에 임금도 따라 오를 거여서 세율을 올리지 않아도 부가세, 소득세 등 재정은 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부자감세 논란이 이는 종부세와 관련해선 "우리나라의 부동산 관련 세수 비중은 지나치게 높아 시장 왜곡이 많다. 지난해 데이터가 나오면 종부세 비중이 OECD 1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징벌적 세제로 폐지하는 게 맞다. 2년 전 수준으로 부담을 낮춘다지만 미세조정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 재정.ⓒ연합뉴스

이 교수는 "(이번 세법 개정안에) 대대적인 감세 정책이 나올 것 같지도 않다. 미세조정에 그칠 것"이라면서 "재정건전성은 세수를 늘려 달성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정부 지출을 줄이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얼마나 작은 정부를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인들은 수입이 많아지면 꼭 사업(포퓰리즘)을 벌인다"면서 "함부로 고치지 못하도록 재정준칙을 더 과감하고 엄격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조세연구원장을 지냈던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제일의 목표는 세수가 아니라 지출 구조조정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부총리는 "세수 감소가 재정건전성에 역행한다면 지출 감소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부총리는 "감세한다고 아무거나 줄일 순 없고, 경제에 도움되는 감세 패키지를 잘 골라 쓰면서 뭉텅이 지출을 줄여야 한다"면서 "지출 구조조정 여력이 생각보다 크다고 본다. 가령 일자리예산이 그렇다. 정부가 (취약계층을 위해) 어느 정도 일자리예산을 지출하는 것은 맞지만, 단기 아르바이트성 일자리를 양산하는 것은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 정부가) 각종 위원회를 줄인다는 데 이것도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 교수는 부정적인 견해다. 우 교수는 "재량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여력이 많지 않다"면서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 의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현 정부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출 구조조정을 세게 하고 싶었다면 쓸데없는 지출을 막았어야 한다"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예로 들었다. 청와대 집무실을 옮기면서 군 관련 조직도 덩달아 이동하는 등 불요불급한 조단위 예산이 허투루 쓰이게 됐다는 지적이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이 정부의 감세 드라이브에 걸림돌이 될 거라는 의견도 있다. 유 전 부총리는 "야당이 절대다수여서 다음 총선까지는 법 개정을 통한 감세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며 "종부세 세율 인하는 야당이 동의하지 않을 거다. 시행령으로 공제 혜택을 넓혀주는 것은 크지 않다"고 했다.

우 교수도 "지금 얘기 나오는 것 중 소득세는 과표 아래구간을 조정하는 선에서 통과될 수 있지만, 법인세, 종부세 등은 의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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