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9.4 달러'중국 봉쇄조치 장기화, 금리인상 등 수요둔화 우려 영향미국-사우디 증산 합의 불발, 하반기 공급 차질 등 변수
  • ▲ ⓒ하이투자증권
    ▲ ⓒ하이투자증권
    수요 둔화 우려 속에 정제마진이 10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정제마진이란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로 원유 1배럴을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고 남는 이익을 뜻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7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9.4 달러를 기록했다. 한 자리 수로 떨어진 건 지난 3월 둘째 주(7.76) 이후 4달 만이다. 통상 정유업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 달러다. 정제마진은 지난달 넷째 주 배럴당 29.5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정제마진은 수요둔화 우려가 확대되면서 하향세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연초 2022년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증가를 하루 360만배럴 내외로 전망했으나, 7월에 전망치를 220만배럴로 대폭 내렸다. 중국 봉쇄조치 장기화, 금리인상 등 타이트한 글로벌 통화정책, 달러 강세 등에 근거한 결정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해와 선전, 홍콩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내 코로나가 다시금 확산되고 있다"며 "확산세가 더욱 강해질 경우 중국 정부가 현재 실행 및 추가로 계획하고 있는 건설-인프라 부문 중심의 부양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아시아 주요 신흥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는데, 이는 신흥국들 구매력 약화로 이어져 화학제품 수요는 한층 더 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금리 인상 및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확대되면서 하향세가 지속 중이다. 

    지난주 주간 평균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8 달러를 기록, 영국 브렌트유(Brent)와 두바이유(Dubai)는 각각 101.3 달러와 100.6 달러를 나타냈다. 

    하반기 석유 공급 문제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을 가졌지만, 끝내 원유 증산 합의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사우디와의 회담에서 18년 이후 양국 관계를 틀어지게 한 '인권문제' 거론을 피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사우디 협력 이끌어내기에 적합하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이미 정치적으로 블록화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고, 사우디 입장에서는 과거 같이 원유시장에서 스윙 프로듀서 역할을 해야 할 이유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석유 공급 차질과 수요 둔화 사이의 충돌이 점차 두드러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