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현상 지속 원인… 밀수급 어려운 점도 작용갈치조림 골목 20%, 호떡은 50% 인상 시장 상인들 "추가 인상 계획 없지만 앞으로 걱정 커"
  • ▲ 서울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골목도 물가 상승 여파는 피하지 못했다. 갈치골목 집 중 한 가게는 주메뉴인 갈치조림 가격을 지난달 1일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렸다. ⓒ김재성 기자
    ▲ 서울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골목도 물가 상승 여파는 피하지 못했다. 갈치골목 집 중 한 가게는 주메뉴인 갈치조림 가격을 지난달 1일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렸다. ⓒ김재성 기자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든든한 한끼를 책임지는 시장 식당가도 위협받고 있다. 칼국수처럼 저렴한 메뉴들도 밀 같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점심시간에 찾은 서울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골목도 물가 상승 여파는 피하지 못했다. 갈치골목의 한 가게는 주메뉴인 갈치조림 가격을 지난 6월 1일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20% 올렸다. 이곳은 지난 2020년 5월 9000원에서 1만원으로 한차례 가격 인상한 바 있다. 주변 갈치조림 식당들 역시 1만2000원 선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곳에서 장사하고 있는 상인 A씨는 “코로나때문에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티고 있다가 최근 재료비 상승에 2년만에 가격을 올렸다”면서 “우리 가게가 주변 가게에 비해 갈치조림 가격이 높은 이유는 계란말이 등 반찬을 한상 제공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 ▲ 칼국수 골목 인근에 있는 칼국수 가게는 19년도 5000원에 칼국수를 팔았으나 지난 4월 9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이곳도 최근 물가가 급격히 치솟자 지난 20일 1만원으로 한 차례 더 인상했다. ⓒ김재성 기자
    ▲ 칼국수 골목 인근에 있는 칼국수 가게는 19년도 5000원에 칼국수를 팔았으나 지난 4월 9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이곳도 최근 물가가 급격히 치솟자 지난 20일 1만원으로 한 차례 더 인상했다. ⓒ김재성 기자
    남대문 시장 상인을 물론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가성비로 소문난 칼국수 골목 역시 재료값 인상폭을 버티지 못하고 지난 4월 8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밀가루 같은 원재료 수급난을 시작으로 재료 가격이 점차 오른 결과다.

    칼국수 골목 인근에 있는 H 칼국수 가게는 올해만 두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19년도 5000원에 칼국수를 팔았으나 지난 4월 9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최근 물가가 급격히 치솟자 지난 20일 한 차례 더 인상 칼국수 '1만원' 시대로 접어들었다. 

    칼국수 골목에서 장사하고 있는 상인 B씨는 “지금 밀가루 한 포에 7000원씩 한다. 원래는 5500원이었는데 밀가루 구하기가 힘들다”며 “앞으로 수입이 안 된다는 말도 돌고 있어 더 오를 거 같다”고 토로했다.

    남대문시장 명물로 20~30분씩 줄서 먹는 호떡의 가격이 올랐다. 이 가게는 10년 넘게 1000원 가격을 유지했으나 식용유값을 유지하기 힘들어 지난달 끝내 1500원으로 올렸다. 50% 인상이다.
  • ▲ 식당 상인들은 이번 인상 이후로 당장은 가격을 올릴 예정은 없지만 원재료 값의 천장 없는 상승이 문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재성 기자
    ▲ 식당 상인들은 이번 인상 이후로 당장은 가격을 올릴 예정은 없지만 원재료 값의 천장 없는 상승이 문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재성 기자
    식당 상인들은 이번 인상 이후로 당장은 가격을 올릴 예정은 없지만 원재료 값의 천장 없는 상승이 문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근처에 직장이 있어 점심때마다 가끔 시장을 찾는다는 이모(24)씨는 “시장을 찾는 이유가 저렴하게 한 끼 식사를 때우려고 하는 건데 이제 그런 메리트가 사라진 거 같다”면서 “요즘 워낙에 가격이 다 올라서 그러려니 하지만 이 가격이면 회사 근처 식당에 가게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국제곡물 7월호'에 따르면 올 3분기 곡물 수입단가 지수는 식용 184.8(2015년=100), 사료용 178.4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48.79%, 39.26% 급등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곡물가격이 치솟았던 3~6월 구입했던 물량이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하고, 환율 상승 여파로 인해 하반기 역시 단가 인상 요인이 충분한 상황이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28)씨는 “칼국수는 대표적 서민 음식인데 소비자 입장에서 시장값이 이렇게 오른 걸 보면 물가 체감이 확실히 된다”면서 “원재료 상승 등 자영업자 부담도 있을 테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정부 차원에서 형식적 해결 방식을 내는 게 아니라 진짜 현장에 나와 실질적으로 해결에 나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