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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兆 감세' 공방… 세제 정상화 vs 부자감세

민주당 "MB 때 낙수효과 있었냐" "친부자·반서민 정책" 맹공정부 "법인세 인하 오해…중소·중견기업도 대대적 감세" 반박"종부세로 집값 안정 바람직하지 않아… 과세 정상화 필요""지역화폐, 원점서 실효성 점검"…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입력 2022-07-26 17:43 | 수정 2022-07-26 18:21

▲ 세금.ⓒ연합뉴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과 관련해 서민은 도외시한 채 부자 감세에만 열중한다고 공세를 폈다.

반면 정부는 법인세 인하 등은 대내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는 거라고 설득했다. 법인세가 워낙 대기업 비중이 커 수치상 그렇게 보일 뿐, 감세의 정도는 상대적으로 중소·중견기업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저부담·저복지 상황에서 재정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며 감세는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직전 정부에서 상향된 법인세율과 종합부동산세 등이 정책도구가 아닌 징벌적 과세로 활용됐다며 이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국회는 26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경제 분야와 관련해 대정부질문을 이어갔다. 여야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에 시달리는 민생위기 상황에 대해 정부 대응책을 물었다.

특히 정권교체로 5년 만에 공격수로 나선 민주당은 법인세 인하, 부동산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 등을 뼈대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첫 세제 개편안을 두고 화력을 집중했다. 민주당은 이번 감세 정책이 MB(이명박) 정부 정책의 재탕에 불과하다며 특히 법인세 인하는 재벌 대기업과 4대 금융지주 등에 혜택이 집중되는 부자 감세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우리나라는 여전히 저부담·저복지 국가이고 세금과 재정을 통한 불평등 개선 효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에 속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은 친부자, 반서민 정책이다. 진짜 국가를 거덜 낼 정책"이라고 질책했다. 신 의원은 "MB 정부에서 감세가 63조원이었다"며 "낙수효과가 있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답변에 나선 한덕수 국무총리는 "감세 정책은 항상 우리나라에서 작동했다"며 "낙수효과는 이제 죽었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감세는 투자의 확대와 중장기적 경제 규모의 확대를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법인세 인하와 관련해 "현재 OECD 평균이 21.6%쯤이다. 우리나라는 25% 정도라 높은 수준"이라며 "좀 낮출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정부안대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내리면 수혜 대상 법인이 전체 법인 83만 곳 중 84곳으로 상위 0.01%"라며 "액수로 보면 대기업 1곳이 중견·중소기업에 비해 1만7200배 혜택을 받는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 개편과 관련해 오해가 있다"면서 "일부 대기업에만 감세한 게 아니다. 중소·중견기업에도 대대적인 감세를 했다. 감세의 정도는 상대적으로 중소·중견기업이 더 많다"고 반박했다. 추 부총리는 "소득세도 개편하면서 상대적으로 중·하위 소득 구간에 있는 분에게 혜택이 더 많이 가도록 배려했다"고 덧붙였다.

▲ 법인세 최고세율 변화 추이.ⓒ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21일 감세 정책을 핵심으로 하는 세제 개편안을 내놨다. 세법이 정부안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세수는 13조1000억원쯤이 줄어들 전망이다. MB 정부 첫해인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세수가 주는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법인세 6조8000억원, 소득세 2조5000억원, 증권거래세 1조9000억원, 종부세 1조7000억원이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법인·소득세가 전체 세수 감소분의 71%를 차지한다.

감세 혜택은 법인이 6조5000억원, 개인이 3조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법인은 대기업이 4조1000억원, 중소·중견기업 2조4000억원이다. 개인은 서민·중산층이 2조2000억원, 고소득층이 1조2000억원쯤이다.

법인세의 경우 금액만 놓고 보면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의 1.7배나 혜택을 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법인세에서 차지하는 대기업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다. 국세청의 2020년 귀속분 법인소득 1000분위 통계자료에 따르면 83만8008개 법인이 총 53조5714억원의 법인세를 냈지만, 소득상위 0.1% 법인 838개가 전체의 60.9%인 32조6370억원을 부담했다. 소득상위 1%로 범위를 넓히면 법인 수는 8380개로, 이들 법인이 낸 법인세액은 전체의 82.7%인 44조3163억원에 달한다. 2019년 전체 법인의 절반에 가까운 48.7%가 면세자로 세금이 '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의 조세 집중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추 부총리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법인세를 내렸다. 유일하게 올린 정부가 문재인 정부"라며 "(법인세 인하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아파트.ⓒ뉴데일리DB

종부세를 두고도 야당과 정부는 대립각을 세웠다. 야당의 부자 감세 프레임에 한 총리는 "종부세의 기본원칙은 부동산 보유자를 적으로 돌리는 게 아니다. 적절한 세금을 내는 범위에서 자산으로서 부동산을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시장경제와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이라며 "세금에 의해서만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은 아니다. (과세를) 정상화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와 관련해 지원 예산을 삭감할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올해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예산은 6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에서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소위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며 여야 간 이견을 보였던 사업이다.

이날 추 부총리는 "지역화폐는 군산 지역이 어려워 일부 지원하던 것이 지난 정부에서 확대됐다. 또한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대적으로 지원했다"면서 "학계에서 많은 지적이 있기도 해서, (내년도) 예산편성 때 원점에서 실효성을 다시 점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도 자체적으로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며 "중앙정부 예산으로 광범위하게 지원하는 행태는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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