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종소세 신고 등 특정시기 상담수요 몰려 국세청, 단일세목→복수세목 상담방식 전환 양도세 등 세법상담 분쟁 비일비재… 신뢰 담보 대책 빠진 '반쪽짜리'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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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 등 특정 시기에 전화연결이 어려운 국세상담센터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사가 하나의 세목이 아닌 여러 세목을 함께 상담할 수 있게 상담방식을 바꿔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작 민원인들의 불만이 커지는 세법상담 내용의 신뢰성 제고에 대해선 국세청이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국세청은 지난달 22일 2022년 하반기 국세행정운영방안을 발표했다. 국세상담센터의 상담사들이 단일세목을 전문으로 하는 상담 방식을 바꿔 여러 세목을 상담하는 복수세목 상담제로 개선한다고 밝혔다.국세청이 복수세목 상담제로 개선하겠다고 하는 이유는 낮은 응답률 때문이다. 1월과 12월은 연말정산, 5월은 종소세 신고와 근로장려금 신청, 7월은 부가가치세 신고 상담 등 특정 시기에 국세상담 수요가 몰리면서 응답률이 50~70%에 머물자 민원인들의 불만이 상당했다. 응답률이 50%라는 것은 국세상담센터에 걸려오는 전화 10통 중 5통만 연결돼 답변을 받았다는 뜻이다.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019년 발표한 '국세상담센터의 운영현황과 개선과제'에 따르면 홈택스 전화상담의 경우 2015~2018년 연 평균 기준 1월 응답률은 50.2%였으며 5월은 59.7%, 7월은 62.8%, 12월은 74.7%였다. 홈택스 전화상담은 국세공무원이 아닌 전문상담사가 상담을 맡는다.국세공무원이 전문적으로 세법을 상담하는 세법상담도 홈택스 상담과 마찬가지로 연말정산과 종소세에 관한 문의가 많아 비슷한 시기에 응답률이 저조했다. 2015~2018년 연 평균 기준 1월 응답률은 67.6%, 5월 61%, 7월 57.8%, 9월 50.5%, 12월 49.5%였다. 12월은 종부세 신고 때문에 응답률이 유독 낮았다.홈택스 상담과 세법상담 응답률을 비교하면 홈택스 상담보다 세법상담 응답률이 더욱 저조했다. 국세상담센터 전화상담 응답률을 살펴보면 △2018년 세법상담 63.5%, 홈택스 상담 70.2% △2019년 세법상담 61.1%, 홈택스 상담 72.8% △2020년 세법상담 54.4%, 홈택스 상담 68.9% △2021년 세법상담 61.3%, 홈택스 상담 73.3% 등이다.국세청은 홈택스 상담보다 응답률이 저조한 세법상담 중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분야에 대해 복수세목 상담제를 운영해 응답률을 높이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일각에선 낮은 응답률도 문제지만, 답변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져 민원인들의 불만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복수세목 상담제에서 빠진 양도세를 예로 들면 민원인이 법적효력이 있는 답변을 원할 경우 국세청은 서면질의나 사전답변 등을 이용하라고 안내한다. 하지만 이 경우 답변을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민원인은 궁여지책으로 국세상담센터의 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 잦은 세법 개정으로 말미암아 상담 시 받은 답변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민원인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상담을 받은 답변내용대로 세금을 신고했다가 오히려 가산세를 추징당하는 등의 일이 비일비재하면서 민원인들의 불만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상담의 신뢰도를 높여야 할 국세청은 정작 "상담센터의 답변은 법적 효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개개인이 처한 사정이 다르고 전화상담 과정에서 민원인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답변 역시 부정확해질 수밖에 없다며 책임을 피하는 모습이다.한 세무대리인은 "민원인들은 국세상담센터의 답변과 관련해 국세청에서 답변을 받았다고 생각해 100% 신뢰하지만, 최근 양도세 분야 상담에서 답변내용대로 신고해도 세금을 추징당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불만이 많아졌다"며 "상담센터의 응답률을 높이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신뢰도 제고라는 측면에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국세상담센터 관계자는 "복수세목 상담을 양도세 등에 적용하지 못하는 것은 전문성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답변에 대한 분쟁 제로화를 목표로 해서 상담직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민원인이 본인의 상황을 다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상담하는데 애로점이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