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환자, 면역항암제 이후 ‘질병 악화’ 왜?… 낮은 알부민 수치 탓

진행성 위암 환자에서 면역기능을 활용한 3세대 항암제인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를 투여한 이후 암의 진행이 급격히 가속화되는 ‘질병 과진행’ 이유가 규명됐다. 낮은 알부민 수치가 위험도를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정민규, 김창곤 교수, 홍문기 강사와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백송이 교수 연구팀은 진행성 위암 환자에서 면역항암제(PD-1 저해제)를 투여했을 때, 이에 반응하지 않고 질병이 오히려 과진행되는 현상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암 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ancer, IF 10.002)’ 최신호에 게재됐다. 

면역항암제는 최근 암 치료에서 눈에 띄는 효과를 보이는 약제이지만 소수의 환자에서 암세포의 성장이 급격하게 빨라지는 질병 과진행 현상이 유발된다는 사례가 보고됐다. 

이러한 현상을 겪은 환자들은 보통의 환자군 보다 나쁜 예후를 보인다는 것이 폐암, 간암 등에서 밝혀졌다. 

그동안 위암에서도 질병 과진행을 밝히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됐으나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어 환자에게 면역관문억제제 사용에 대한 효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이에 연세암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세 기관에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11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 전후의 암세포의 성장 속도를 측정했다.

또한 정확한 분석을 위해 동일 기간 동안 작용 기전이 다른 세포독성 항암제인 이리노테칸(Irinorecan)을 투여했던 환자의 자료와 함께 대조 분석했다. 

분석 결과,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112명의 환자 중 10.7%(12명)에서 암세포의 성장이 평균 속도보다 4배 이상 급격히 진행됨을 확인했다. 반면 이리노테칸을 투여한 환자군에서는 질병 과진행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질병 관진행 현상은 알부민 수치가 낮은 환자군에서 많이 관찰됐다. 

면역관문억제제 투여 전 혈액 내 알부민 수치가 3.25mg/dL 이하로 낮은 환자 50명 중 11명에서 질병 과진행이 확인됐으며, 이는 전체 질병 과진행 환자 12명 중 91%를 차지하는 수치다. 

정민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진행성 위암에서 면역관문억제제 사용 시 발생하는 질병 과진행 현상을 규명하고 위험 요인을 확인했다”면서 “추후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경우 의미있는 예측 지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