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손실 66억원, 당기순이익 흑자전환미포조선, 중형선박 특화…조선 3사 비해 매출 반영 빨라하반기 탱커 발주·후판 가격 조정 등 기대
  • ▲ 울산 현대미포조선 전경. ⓒ현대미포조선
    ▲ 울산 현대미포조선 전경. ⓒ현대미포조선
    현대미포조선이 적자 폭을 대폭 줄이며 하반기 흑자전환을 목전에 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강재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건조 물량 증가와 환율 효과가 전체 실적을 뒷받침한 영향이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의 올 2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9354억원, 영업손실 6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지난 1분기 618억원에서 한 분기 만에 90% 가까이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375억원으로 2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현대미포조선 측은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환율상승 효과로 해당 영향을 만회하며 순이익이 흑자전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미포조선은 차입금 비율이 줄면서 재무구조가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다. 현대미포조선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99.1%로, 직전 분기(93.7%)보다 다소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차입금 비율은 9.3%에서 8.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기준으로는 올 2분기 차입금 비율은 1.8%로, 2020년 말 6.5%에서 지난해 말 4.2%, 지난 1분기 2.9%로 꾸준히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미포조선이 3분기부터 흑자전환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대형선박 위주의 조선 3사와 달리 소형 액화천연가스(LNG)선, 석유화학운반(PC)선 등 중형선박에 특화돼 있다. 대형선박에 비해 건조 기간이 짧다 보니 수주 금액이 매출에 반영되는 속도도 더 빠르기 때문이다. 

    조선업 수주 호황 분위기에 현대미포조선도 올해 상반기동안 PC선, 컨테이너선, LPG선 등을 대거 수주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기준 총 67척을 수주해 30억7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올해 수주 목표치인 36억 달러의 85.2%를 8개월 만에 채운 것이다. 수주잔고는 76억5000만 달러로 2년 이상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하반기 수주 전망도 긍정적이다. 수년간 지속된 탱커 신조 시장 위축으로 현재 탱커의 선대 비율은 5.1%로 역대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탱커는 현대미포조선 주력 선종이다. 현대미포조선은 글로벌 탱커 수주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해당 선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선주사들의 탱커 발주는 2000~2005년과 2010년대 초에 집중됐다. 당시 선박을 발주했던 선사들이 선대를 최신 선박으로 유지하고자 한다면 지금이 선박을 발주하기 적기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게다가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엄격한 환경규제를 시행하면서 규제에 맞는 새로운 선박으로 선대를 꾸려야 하는 점도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또한 7월말 이후 철광석 가격이 톤당 100달러 초반 가격을 보이면서 선박 건조에 쓰이는 조선용 후판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03달러를 보였다. 선박 건조비용의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하향 조정될 경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한 조선업계는 지난해부터 급등한 후판가격으로 인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적자 규모가 늘어났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강재가 인상 영향 등이 없었다면 현대미포조선은 2분기 흑자전환도 가능했을 것”이라며 “양호한 수주 여력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수주 성과가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