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136억원… 13분기 만에 최저5분기 연속 전년比 감소세 지속…원자재 쇼크 여파상반기 신규수주, 전년比 41% 증가… 수주고 '5조' 확보꾸준한 자체 분양… "원자재 이슈 해결시 수익성 회복 기대"
  • ▲ 한라. ⓒ뉴데일리 DB
    ▲ 한라. ⓒ뉴데일리 DB
    한라의 영업이익이 또 줄어들었다. 지속적인 수익성 저하로 시공능력평가순위마저 30위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크게 늘어난 신규수주를 기반으로 3년치 먹거리를 확보한데다 고마진 자체사업을 포함한 신규분양도 줄줄이 예정돼 하반기 이후 수익성 반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라는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 3773억원, 영업이익 13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분기 2991억원에 비해 26.1%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3억원에서 4.32%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2021년 2분기 184억원 이후 5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감소세가 지속했으며 2019년 2분기 -21억원 이후 13분기 만에 최저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13분기 만에 가장 낮은 3.62%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수익성 감소세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상반기 매출액은 2020년 7549억원, 2021년 6990억원(-7.40%), 2022년 6765억원(-3.21%) 순으로 줄어들었고 이 기간 영업이익도 502억원, 456억원(-9.07%), 280억원(-38.6%)으로 지속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19년 상반기 1.60% 이후 최저치인 4.13%를 기록했다.

    한라 관계자는 "매출액은 목표치에 근사한 규모를 달성했지만, 분양 지연과 자재비·외주비 상승으로 원가율이 올라가면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환입된 50억원 규모의 소송비용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토목 부문은 매출액 감소 및 원가율 둔화 여파로 이익이 감소했으며 주택 부문은 신규 착공 현장 증가에 따른 매출액 개선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 비용 반영으로 이익이 소폭 줄어들었다.

    다만 신규수주가 지난해보다 늘어나면서 수익성 개선이 점쳐진다. 상반기 신규수주액은 922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515억원에 비해 41.6% 증가했다. 이는 올해 목표치 2조2500억원의 4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 관계자는 "신규수주 가운데 자체사업을 포함한 주택사업이 6600억원으로, 전체의 72%를 차지했다"며 "매출액 대부분을 주택에서 이바지하고 있는 만큼 원자재 이슈가 해결되면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확보된 신규수주를 기반으로 수주잔고도 늘어났다. 상반기 기준으로 5조원을 넘어섰다. 5조원대 수주잔고를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매출이 1조475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3년 이상의 먹거리를 확보한 셈이다.

    올해 신규분양도 6000가구를 계획 중이다. 한라는 직전 5년간(2017~2021년) 평균 3632가구를 분양했으며 올해는 7월까지 이미 3305가구를 분양 완료했다. 올해 분양 목표 달성시 내년 주택 매출 증가 폭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고마진 자체사업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양평군 '양평역 한라비발디(1602가구)'에 이어 5월 경기 부천시 '소사역 한라비발디 프레스티지(주상복합, 166가구)' 분양을 마쳤으며 하반기에는 인천 계양구 '작전동 공동주택(340가구)' 분양도 앞두고 있다.

    내년에도 경기 이천시 '부발 공동주택(596가구)' 등 자체 분양을 계획 중으로, 관련 매출 비중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 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주택 부문 원가 부담도 일부 상쇄시켜줄 전망이다.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한라는 2025년까지 건설업 70%, 비건설업 30%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경기변동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친환경, 그린뉴딜, 수소 경제 기반 유망사업군과 프롭테크, 플랫폼 스타트업 등에 전방위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씨엘바이아웃제1호를 설립해 국내 첫 채권평가기관인 한국자산평가에 340억원을 투자했다. 또 옐로씨에스오엘성장제1호를 통해 생활용품 생산업체인 켐스필드코리아에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기체 분리막 전문기업인 에어레인과 프롭테크 스타트업인 디스코에는 각각 40억원, 20억원을 출자했다. 비대면 중고거래 스타트업인 파라바라에도 5억원을 투자했다. LX하우시스, 개나리벽지 등과 함께 국내 벽지 시장 빅3로 평가받는 신한벽지에 대한 투자도 단행했다.

    2분기에는 소형모듈원전(SMR) 세계 1위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에 DSPE PEF를 통해 50억원을 투자했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설계인증을 받은 유일한 기업이다. 특히 SMR 기업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에 처음으로 상장한 사례이기도 하다.

    한편 최근 발표된 시공능력평가 결과 한라는 31위에 랭크되면서 지난해(29위)보다 두 계단 내려앉았다. 앞서 한라는 2020년 36위를 기록하면서 2010년대 들어 처음으로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