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성장에도 비용 늘며 이익폭 제자리2019년~올 상반기 투자액 7091억원 달해단기차입금 비중 낮추며 유동성 관리 주력
  • ▲ ⓒ롯데글로벌로지스
    ▲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대규모 시설투자를 이어간 탓에 재무부담이 더욱 커졌다. 물류 사업 호조와 함께 매출은 확대 추세지만, 2023년까지 계획된 투자에 자금 투입이 불가피해 재무구조 개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반기 지난해 동기 대비 25.4% 확대된 1조947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외형 확장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347억원으로 0.3% 증가에 그쳐 수익성이 둔화했다.

    유류세 증가에 따른 운송비와 인건비 등 매출원가가 덩달아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반기 매출원가는 1조8244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3% 증가했는데, 운송비와 급여 항목이 전년 대비 각각 26.8%, 20.4% 늘며 매출원가 확대를 주도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8%로 1년 전보다 0.4%p 낮아졌다. 매출은 2019년 2조원 돌파 2년 만인 지난해 3조2824억원으로 3조 매출 시대를 열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019년 0.7%, 2020년 1.2%, 2021년 1.3% 등에 그치며 수익성이 저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대규모 투자를 지속, 재무구조가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9년 롯데로지스틱스를 합병·출범하며 2023년 매출 5조 달성 목표와 함께 8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당시 공식화한 투자 계획만 ▲영남권 물류통합센터(890억원) ▲충북 진천 택배메가허브터미널(3387억원) ▲여주 의류통합센터(1588억원) 등 5865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운영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위해 물류센터에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탑재하기로 했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유·무형자산취득액 기준 투자액(CAPEX)은 2019년 1290억원 규모에서 2020년 2120억원, 2021년 286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기는 했지만 821억원이 시설투자액으로 지출됐다.

    2019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투자액은 총 7091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5114억원 수준으로, 회사가 실질적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도 많은 금액이 투자에 쓰이다 보니 재무구조 약화가 불가피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338%로 올 들어 17%p 높아졌고, 총차입금의존도 또한 60.6%로 0.1%p 올랐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모두 건전성 기준을 벗어나 위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재무구조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올해 진천 메가허브터미널과 영남권 물류통합센터 준공을 완료했으며 2000억원 규모의 여주 의류자동화센터 구축이 과제로 남아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투자 계획을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 단기차입금 규모를 줄이고 장기차입금을 늘리는 방법으로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실제 6월 말 기준 총차입금 1조5342억원 중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는 2903억원으로 전체의 18.9% 수준에 그친다.

    금리 인상기에서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은 경우 자금경색 등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차입 구조를 장기화할 수 있는 회사채 발행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낮춘 상태로, 우수한 신용등급 기반 추가적인 자금 조달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장기차입금 중심의 차입금 구조가 양호하고, 설비투자에 따른 택배물량 증가 및 원가 효율성 향상이 기대된다는 분석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