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만에 생산·소비·투자 동반 감소… 반도체 상승 유지경기동행지수 4년 만에 최대 하락 … "건설 부문 영향 받아"기재부 "전월 개선에 따른 조정 … 경기회복 최우선 역점"
  •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10개월 만에 생산, 소비, 투자 3대 지표가 동반 감소하면서 경기 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산 하락은 역기저효과로 볼 수 있지만, 연속되는 소비와 투자 부진에 경기 턴어라운드(호전)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1(2020년=100)로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산업 생산은 올해 1월(0.3%)과 2월(1.3%) 상승하다가 3월(-2.3%)에는 하락했다. 4월(1.2%)에 다시 반등했으나 5월에 다시 감소세를 나타냈다.

    산업 생산을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1.2%)과 서비스업(-0.5%)이 각각 전월 대비 감소했다. 광공업은 기계장비(-4.4%)와 자동차(-3.1%)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반도체(1.8%)에서 지속 상승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8.4% 줄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11월 이후 14년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서비스업 생산도 금융‧보험(-2.5%)과 정보통신(-1.6%) 등에서 줄었지만 도소매(1.9%) 등에서 생산은 늘었다.

    5월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1.4(2020=100)로 전월 대비 0.2% 줄었다. 소매판매는 지난 4월(-0.8%)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부문별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와 승용차 등 내구재(0.1%)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2.9%)에서 판매가 줄어 전월 대비 0.2% 줄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생산 부문은 수출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소비는 전반적으로 회복세가 더디다"고 분석했다.
  • ▲ 2024년 5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청
    ▲ 2024년 5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청
    설비투자는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12.3%)와 정밀기기 등 기계류(-1.0%)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4.1% 감소했다. 지난 3월(-6.3%)과 4월(-0.2%)에 이어 석 달 연속 감소 흐름이다.

    건설기성은 건축(-5.7%)과 토목(-1.1%)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 대비 4.6% 줄었다. 지난 4월(4.2%)에는 상승했으나, 한 달 만에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8로 전월 대비 0.6포인트(p) 낮아졌다. 지난 2020년 5월 1p 하락한 이후 4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전월보다 0.1p 줄었다.

    공 심의관은 "생산 부문에 기저가 있어서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 혹은 지수의 수준 자체는 괜찮은 편"이라며 "경기동행지수는 건설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선행지수는 횡보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5월 산업활동은 전반적으로 주요 지표들이 월별 변동성 차원에서 전월 개선(+1.2%)에 따른 조정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라며 "전산업 생산은 4~5월 전체로 보면 보합 수준에 위치해 있으며, 견조한 수출 호조세로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기조는 지속되는 모습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등 내수 취약부문을 집중 지원하면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 회복에 최우선 역점을 둘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정부의 '경기 회복 지속' 진단에 대해 지나친 낙관론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리가 높고 가계부채가 많아 소비가 살아나기 힘들고, 원·달러 환율 등 대외변수도 불안정해 투자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생산·소비·투자 3대 지표 부진에 기대를 모은 하반기 경기 턴어라운드의 가능성이 멀어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기 전에 유연한 통화정책과 세제·규제 완화를 통한 내수·투자 활성화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