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비스 20년만에 미국 증시 입성, 계열사 중 첫 번째글로벌 인지도 제고…수익성 강화, IP 산업 활성화 기대기술혁신·파트너십 강화, 빅 IP 발굴·100년 기업 목표
  • ▲ 웹툰 엔터테인먼트 나스닥 상장 벨링잉 ⓒ네이버웹툰
    ▲ 웹툰 엔터테인먼트 나스닥 상장 벨링잉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이 서비스 시작 20여년 만에 나스닥에 상장하는 쾌거를 이뤘다. 다음 목표는 ‘포스트 디즈니’로, 해리포터와 같은 빅 IP를 발굴하며 100년 기업으로 이어가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 상장 첫 날부터 공모가를 크게 웃돌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거래가 시작됐다. 첫날 공모가보다 9.5% 상승한 23.0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종가 기준 기업가치는 약 29억 달러(약 4조원)에 이른다.

    상장 후 네이버는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 63.4%를 보유한 지배주주로서 이사 선임 권한을 보유하게 된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해 3억1500만 달러(약 44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네이버웹툰은 앞서 2005년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6년 미국 법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2020년에는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본사로 바꿨다. 미 증시에 상장한 것은 네이버 계열사 중 첫 사례다.

    창작자 중심 생태계는 네이버웹툰이 성장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아마추어 창작자를 발굴해서 정식 연재로 이어지는 승격 시스템 ‘도전만화’를 북미에서도 ‘캔버스’로 이식하면서 창작가 저변을 넓혔다. PPS(Page Profit Share) 시스템을 통해 원고료 외 플랫폼에 콘텐츠를 게시하면서 얻은 수익을 작가에 공유하면서 동반성장을 이뤘다.

    네이버웹툰을 통해 성장한 작품은 IP(지적재산권)를 바탕으로 웹소설, 영상과 애니메이션, 게임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OSMU(원소스멀티유즈)를 앞세워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상은 100편 이상, 2차 사업화가 이뤄진 작품은 총 900편 이상이다. 넷플릭스에서 영상화된 작품만 9개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면서 네이버웹툰의 창작자는 2400만명, 보유 콘텐츠는 5500만개에 달한다. 150개국에서 월 1억7000만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은 아직 생소할 수 있는 웹툰 산업에 대한 인지도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며 수익성을 높이고, IP 산업을 더욱 활성화하는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웹툰은 분사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연간 EBITDA(상각전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올해 1분기 순이익 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다만 아직 영업이익에서 흑자를 내지는 못했다.

    상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와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성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매출 구조는 유료 이용이 80%, 광고와 IP가 각각 10%씩 차지하고 있는 만큼, 광고와 IP 부문 성장 여력이 크다는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단기 운영자금을 위해 나스닥 상장을 한 것이 아닌 만큼, 중장기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IPO로 조달한 자금은 IP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AI 기술 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과 활용에 대해서도 분명한 관점을 제시했다. AI를 활용한 창작자 지원에 앞장서왔지만, AI가 완전히 창작자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다만 이용자 증가세 둔화는 극복해야 할 요소로 지목된다. 네이버웹툰 글로벌 MAU는 1분기 기준 1억6900만명으로, 2022년 1분기(1억6960만명)와 비교해 별 차이가 없다. 애플과 아마존 등 빅테크도 웹툰 시장에 진출하면서 플랫폼간 이용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유저 참여도가 더 중요한 시점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용자 참여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다양한 파트너사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사용자들을 더 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도 네이버웹툰의 경쟁력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데 있다. 2400만명 창작자들의 다양한 작품에서 ‘넥스트 빅 IP’가 나올거라는 것이 투자자들에게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전언이다.

    향후 방향성은 ‘포스트 디즈니’로 요약된다. 롱런하는 빅 IP를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100년을 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디즈니가 만화로 시작해 영화와 OTT로 저변을 넓히며 미디어 제국이 된 것처럼, 플랫폼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겠다는 의도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우리도 개인창작자들과 좋은 IP를 배출하는 부분에서는 많은 성취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작품이 라이프사이클을 길게 가져가고 플랫폼으로서 롱런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