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섭 원장 “췌장·폐·간암 생존율 2배 이상 올릴 것” 국내 첫 ‘꿈의 암 치료기’ 도입 확정 암세포 정밀 타격에도 부작용·후유증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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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가속기’가 내년 초 국내 첫 가동을 앞두고 있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윤동섭 의료원장은 지난 19일 오후 연세대 백양누리 최영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3월 환자 치료를 목표로 중입자가속기센터가 운영될 것”이라며 “정밀의료를 통해 중증 난치성 질환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전 세계적으로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10여 곳에 불과하며, 해외 원정 치료를 떠날 경우 소요되는 비용만 1~2억 원에 달한다. 해외 원정 치료를 위해 주로 찾는 일본은 세계 최초로 1994년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해 이미 28년간 중입자치료를 하고 있다.국내에서는 연세의료원이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뒤이어 서울대병원이 부산 기장에서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추진 중이다.이날 윤동섭 의료원장은 “중입자치료는 5년 생존율이 30% 이하여서 3대 난치암이라고 꼽히는 췌장암, 폐암, 간암에서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그는 “골·연부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 등의 희귀암의 치료는 물론, 기존 치료 대비 낮은 부작용과 뛰어난 환자 편의성으로 전립선암 치료 등에서도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며, 실제 일본의 많은 사례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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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세포에만 강한 충격… 양성자 대비 탁월한 효과중입자치료의 원리는 가속기 싱크로트론이 탄소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에너지빔을 환자의 암세포에만 정밀하게 조사하는 것이다. 기존 방사선치료와 양성자치료보다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중입자의 생물학적 효과는 X-선 및 양성자보다 2~3배 정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중입자가 양성자보다 질량비가 12배 높기 때문에 질량이 무거운 만큼 암세포가 받는 충격 강도가 크기 때문이다.특히 중입자는 신체 표면에서는 방사선량이 적고 목표한 암 조직에서 에너지 대부분을 발산하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 특성을 갖고 있다.암세포 외에 다른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환자가 겪는 치료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다는 것이기 때문에 우수한 치료효과 외에 암환자가 겪어야 하는 투병 생활 전반에도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윤 의료원장은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암은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암이지만, 특히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산소가 부족한 환경의 암세포에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며 향후 암 치료의 판도 변화를 시사했다.연세의료원이 선보이는 중입자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 2대다. 회전형은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조사해 어느 방향에서든 환자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치료 횟수는 평균 12회로 X-선, 양성자치료의 절반 수준이다. 환자 한 명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준비과정에 시간이 소요돼 치료기 3대에서 하루 동안 약 50명의 환자를 치료할 계획이다. 치료 후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어 바로 귀가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