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7개월만"연말 3.50% 확정적"이자부담 13조 눈덩이… 가계 기업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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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빅스텝 가능성이 더 커졌다. 지난 7월에 이어 역대 두번째 빅스텝이다. 11년 7개월 만에 금리 3%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11일 금융권에 안팎에서는 한은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0.5%p 인상하는 빅스텝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경기침체를 고려해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 의견도 소수 개진됐으나 금통위 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빅스텝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린 분위기다.짙어진 빅스텝 전망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주)이 견조한 고용시장에 힘입어 통화긴축 기조가 더욱 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비농업 부문 실업률은 3.5%로 전달 3.7%에서 하락해 반세기래 최저 수준을 다시 회복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고용 보고서가 연준의 4회 연속 0.75%p 금리인상(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높였다고 해석했다.미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80%로 예상했다. 연준 금리를 선반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도 0.75%p 인상 가능성을 78.4%로 봤다. 1주전 59.5% 보다 부쩍 올랐다. 페드워치는 연준이 12월 FOMC 회의에서 0.5%p 인상한 뒤 내년 상반기 다시 0.25%p 올려 최종 금리는 4.75~5.00%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연준의 통화긴축 기조가 다시 강해지면서 환율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20원 이상 폭등한 143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고점인 지난달 28일 1442원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소 연말까지 킹달러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더 큰 문제는 아직까지 연준의 금리상단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초 4.5% 선에서 긴축을 멈추지 않겠느냐는 낙관론이 감돌지만, 연준 의지는 단호하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지속적"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찾기 전에는 얼마나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지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이같은 전망에 한은의 금리인상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달에 이어 11월에도 빅스텝이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종금리 3.5% 수준은 확정적으로 보인다"고 했다.연말 기준금리 3.5% 전망은 한미 금리차와 맞물려 있다. 연준의 연말 금리 예상경로가 4.5%로 맞춰진 상황에서 1%p 이상 금리차를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저항선이다. 한국은행도 1%p 이상의 금리차가 6개월 이상 이어지는 것은 위험하다는 시그널을 여러차례 제시한 바 있다. 역대 최대 한미 금리차는 IMF 환란 시절인 1996년6월부터 2001년3월까지 1.5%p 였다.금리인상은 취약차주의 이자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 0.5%p 인상시 전체 차주의 이자는 6조5000억원 증가한다. 연말까지 두차례 빅스텝을 밟으면 13조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대출을 짊어진 가구 중 38만 가구는 집을 포함한 자산을 다 매각해도 모두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기업들의 이자부담도 마찬가지다. 기준금리 1%p 인상시 12조2500억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 더욱이 가파른 금리인상에 채권시장까지 얼어붙어 기업들의 자금조달은 더욱 힘겨워질 전망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민간 금융방어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한미 금리차에 따른 환율 상승압력을 완화하고 무역수지 관리 중심의 외환시장 안정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