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7000억 접수… 10% 남짓집값 4억,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 발목"어려운 계층 먼저"… 당국도 딜레마
  • ▲ 안심전환대출ⓒ뉴데일리DB
    ▲ 안심전환대출ⓒ뉴데일리DB
    최저 연 3.7%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이 저조한 흥행성적을 기록 중이다.

    12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신청접수 14일차인 지난 7일까지 접수된 안심전환대출 신청건수는 2만8491건으로 집계됐다. 대출신청금액으로 2조7104억원이다. 주금공은 지난달 주택가격 3억원 이하 1주택자를 대상으로 대환신청을 받은데 이어 이달 6일부터 4억원 이하 주택으로 대상을 넓혔다.

    하지만 이는 마련된 총 대출한도 25조원의 10.8%에 그치는 수준이다. 주금공은 13일까지 대출신청자의 생년월일 끝자리별로 5부제 신청을 받은 다음 17일 접수를 마감할 계획이다. 5일간의 추가 신청이 마무리되더라도 총 대출신청액은 5조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주금공은 대상주택을 4억원으로 늘리면 신청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 접수율은 저조했다. 지난달까지 3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접수완료된 대출총액은 2조3629억원으로 대상주택 확대에도 이틀간 3475억원 느는데 그쳤다. 2년간 부동산 가격 급등 이후 집값 3억과 4억을 구분하는게 무의미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KB국민은행 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175만원으로 안심전환대출 대상주택 가격과는 괴리가 크다. 금융당국은 내년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25조원을 추가 편성해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달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시장반응이 시큰둥 하다"며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일부 주택 보유자만 해당되도록 설계한 것은 국민적 허탈감만 증가시킨다는 비난만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까다로운 소득기준도 불만을 사고 있다. 2019년 앞서 시행한 안심전환대출 당시 소득기준은 부부합산 8500만원이었는데 이번에는 7000만원으로 강화됐다. 맞벌이 부부는 사실상 배제된 셈이다. 연소득 6000만원 이하 청년에게는 0.1%p 우대금리까지 제공하면서 부부합산 8000만원 신혼부부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3억, 4억원 등 안심전환대출 한도가 서울을 기준으로 볼 때 비합리적인 것은 맞다"며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가능하면 어려운 분들에게 먼저 기회를 준다는 생각으로 3억원부터 시작해서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내년 시행되는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준비도 철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