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줄었지만 주담대 9000억 증가기업대출 9.4조 폭증… 대기업·중소기업 막론자금난 봉착, 고금리에 이중삼중고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연합뉴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연합뉴스
    금리 고공행진 속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운영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의 대출수요도 폭발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13일 한국은행의 9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총 잔액은 1059조5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2000억원 줄었다.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2조1000억원 줄어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주택담보대출은 9000억원 늘었다. 주담대 대출 중 전세자금대출도 6000억원 증가했다.

    금리 급등으로 은행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취약차주들은 2금융권으로 내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금융권 중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 대출은 전월대비 5000억원 줄었지만, 보험과 저축은행에서 각각 6000억원, 2000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워진 차주들이 고금리 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기업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 등 계절적 감소 요인에도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9월 은행권 기업대출잔액은 1155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9조4000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8월 5조8000억원 증가에 이어 9월에도 4조7000억원 늘어나며 수요가 이어졌다.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대기업대출도 4조7000억원 늘어났다. 비교적 우량채권으로 평가되는 회사채(AA-) 3년물 금리가 8월말 연4.66%에서 9월말 5.28%로 뛰며 기업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용등급 'AA-' SK리츠의 경우 모집자금 960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50억원을 확인하는데 그치기도 했다.

    수신금리 상승에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은행 수신은 한달새 36조4000억원 증가해 총잔액 224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예금은 3조3000억원 줄었고, 정기예금은 32조5000억원 증가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자산운용사 수신은 12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어서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을 커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준금리 0.5%p 인상시 기업 이자비용은 13조5000억원 증가하고 매출순이익률은 0.29%p 하락한다. 이태규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문 건전성 저하는 오히려 기업대출 부실화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리고 나눠 갚는 관생의 안착을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서민·실수요자의 금융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