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네트웍스 분할 후 LF 지분 6만4567주 장내매수오너일가 지분 100% 가족기업… 9년만에 재분할LF네트웍스와 지분교환 통해 4세 체제 강화 가능성도
  • LF그룹 오너일가의 가족회사인 고려디앤엘이 LF그룹의 새로운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LF네트웍스에서 분할된지 약 3개월만에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인 LF 지분확보에 나선 것. 이 회사는 향후 오너일가의 계열분리 및 구본걸 LF 회장의 지배구조 강화에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4일 LF에 따르면 고려디앤엘은 지난 6일 LF의 주식 1만6400주의 매수를 시작으로 7일 3821주, 11일 3600주, 12일 1만4200주 등 8일간 총 6만4567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는 LF의 지분 0.22% 규모로 고려디앤엘은 LF의 지분 총 6.40%를 보유하게 됐다. 구 회장(19.11%)과 그의 동생 구본순 전 고려조경 부회장(8.55%)의 뒤를 이은 3대주주 자리를 보다 공고히 한 것이다. 

    이는 향후 LF 지배구조 변화를 예고한 첫발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고려디앤엘은 지난 7월 LF네트웍스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된 법인이다. 고려조경의 역사는 LF네트웍스와 떼기 힘든 관계다. 지난 2010년 LF네트웍스를 분할해 고려조경을 분할 설립한 이후 2013년 LF네트웍스가 고려조경을 다시 흡수합병했고 약 9년만에 다시 고려조경을 분할했다. 7월 분할 당시 사명은 고려조경이었지만 지난 4일 고려디앤엘로 3개월만에 사명을 고쳤다.

    내부적으로 10월을 기점으로 LF네트웍스와 분리도 분명해졌다. 분할 당시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기준 전 LF네트웍스 대표는 이달 초 사명 변경과 함께 조영철 대표이사로 교체됐다. LF네트웍스와 함께 쓰던 역삼동 사무실도 신사동으로 옮겼다.

    다만 LF네트웍스와 인적분할을 한 만큼 고려디앤엘은 기존 LF네트웍스의 주주구성을 그대로 이어받는다. LF네트웍스는 구본걸 회장이 지분 15.6%, 구본순 전 부회장이 지분 13.1%,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가 지분 10.8%를 보유하는 등 구씨 일가가 지분 100%의 가족기업이다. 

    주목할 점은 고려디앤엘이 분할 과정에서 LF네트웍스의 자산을 상당부분 가지고 갔다는 점이다. 기존 LF네트웍스가 보유한 LF의 지분은 현재 모두 고려디엔앨 소유로 옮겨졌다. 현시점 고려디앤엘의 자본금은 30억원 수준으로 LF네트웍스의 자본금 18억원을 크게 뛰어넘는다.

    특히 이 분할 직후 구 회장 셋째 동생인 구본진 대표가 취임했다는 점에서 향후 계열분리의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가 LF그룹 경영 복귀하는 것은 2017년 LF푸드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약 5년만이다. 향후 구본진 대표가 고려디앤엘에 보유한 지분 10.8%와 다른 가족들이 보유한 LF네트웍스의 지분을 맞교환해 LF네트웍스의 지배력을 확보하리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고려디앤엘은 향후 LF의 후계구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고려디앤엘은 구본걸 회장의 자녀인 구수연 씨와 구경모 씨가 각각 6.4%, 6.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외에도 구지수 씨, 구민정 씨, 구성모 씨 등 오너일가 4세가 지분 6~7%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이 LF네트웍스의 지분교환 과정에서 고려디앤엘의 지분을 늘릴 경우 향후 LF의 지분확보를 위한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 LF 오너 4세는 현재까지 LF의 지분을 거의 보유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현재까지 고려디앤엘의 역할에 대해서는 베일에 가려진 부분이 적지 않다. 오너 지분 100%의 비상장사인 탓에 공개되는 정보도 제한적이다. 

    LF 관계자는 “고려디앤엘과 직접적인 사업관계가 없다보니 주주구성이나 세부 사업에 대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