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33.6조 '사상 최고', 하락장에도 멈추지 않는 빚투 열기 미수금 2.1조 돌파… 반대매매 245% 급증에 '깡통계좌' 공포 은행 마통 닷새새 1.3조 폭증, 5년 3개월 만에 최대폭 'S공포'에 증시변동성 확대, 강제청산시 韓 경제 충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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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사태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는 가운데 하락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 열기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단숨에 돌파하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고조되면서 주가는 연일 폭락장을 이어가고 있다. 9일에는 서킷브레이커가 걸리고, 코스피 5000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개미들이 끌어쓴 대규모 빚이 반대매매로 돌아오고, 이에 따른 대규모 자산 청산 우려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강제 청산이 이뤄질 경우 대량 신용불량자는 물론, 영끌로 집을 샀던 사람들이 추가로 마통을 끌어들여 주식을 샀을 경우 집까지 날리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 신용융자·미수금 '사상 최대' … 증권사 신규 대출 중단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 6945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특히 코스피가 12.06% 폭락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지난 4일에도 잔고는 오히려 늘어나 사상 처음으로 33조 원 선을 돌파했다. 

    '초단기 빚투'인 위탁매매 미수금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5일 미수금 규모는 2조 1487억 원으로 이란 분쟁 전보다 2배 이상 폭등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담보 부족으로 인한 강제 처분인 반대매매 금액도 5일 하루에만 777억 원에 달해 전날보다 245% 급증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신한투자·한국투자·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한도 소진을 이유로 신규 신용거래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이날 10시준 코스피가 7% 급락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9% 대 폭락하는 등 증시에 일제히 '파란불'이 켜진 상황이어서 반대매매를 통한 강제청산은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 은행권 마통 닷새 만에 1.3조 폭발  … '머니무브' 가속

    증권사 대출뿐 아니라 은행권의 마이너스통장(마통) 잔액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일 기준 개인 마통 잔액은 40조 7227억 원으로, 2월 말 대비 닷새 만에 1조 2979억 원이 급증했다. 이는 월간 증가 폭 기준으로 2020년 11월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대치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주가 급락 시기에 증권사로의 이체액이 하루 1500억 원을 넘어선 점을 들어, 예금이나 마통 자금이 대거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주택담보대출은 약 6000억 원 감소한 반면, 신용대출은 1조 4000억 원가량 급등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란 사태 장기화시 '빚투'발 신용 위험 폭발할 수도 

    증시 전문가들은 이란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급등할 경우 국내 증시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반대매매를 통한 대규모 강제청산이 현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 경우 빚투에 나선 개인들은 기존 빚을 상환하지 못하는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된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 등 은행빚까지 끌어다 쓴 개인들은 자짓 신용불량의 위기로까지 내몰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집살 돈의 일부를 주식에 넣은 개미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질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반대매매로 증시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 '폭락'이 폭락을 부르는 악순환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나 외국인 매도세 등 매수를 위한 조건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며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비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