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3Q 사상 최대 분기 매출... 7조6482억삼성SDI, 매출-영업익 '최초' 5조-5000억 돌파전기차 시장 급성장 따른 연쇄효과… "반도체 뛰어넘을 것"
  • ▲ LG에너지솔루션 본사. ⓒ강민석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본사. ⓒ강민석 기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에 힘입어 3분기 역대급 성적을 거뒀다. 대표적 수출효자로 꼽히는 반도체 등이 세계 경기침체로 부진하고 있는 가운데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다. 

    지난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매출 7조6482억원, 영업이익 5219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중 분기 역대 최대 기록이다. 영업이익 역시 라이선스 대가 합의금 및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지난해 2분기(7243억원)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날 삼성SDI도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3680억원과 56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며 특히 매출 5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 돌파는 최초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기차 시장 성장이 있다. 지난해 전체 시장의 8%에 불과한 전기차 보급률은 비약적 성장을 보이고 있고 2030년까지 전체 시장의 40%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2020년 30조원 규모에서 향후 2026년까지 166조원 시장으로 큰 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세계 각국에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의 국내 3사 점유율은 25%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15.7%) 2위, SK온(6.4%) 5위, 삼성SDI(4.9%) 6위다. 

    이에 힘입어 우리나라 배터리 수출액은 지난달 기준 9억4000만 달러(한화 약 1조336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부터 세 달 연속 월 기준 최고 수출액을 경신해왔으며, 품목별 수출 증감률을 보면 석유제품과 자동차에 이어 3위다. 자동차 품목도 전기차 수출(45.9% 증가) 기여가 절대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따라 전기차 판매 의무화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수요도 이와 함께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향후 배터리 시장이 반도체 시장 규모보다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 생산 능력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현재 북미 지역에 GM(얼티엄1-2-3공장), 스텔란티스, 혼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함께 합작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시간 단독공장 등을 포함하면 2025년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지역 생산 능력은 250~260GWh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배터리 기업과 비교해 최대 규모다.

    삼성SDI는 지난 5월 스텔란티스와 미국 첫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합작법인 투자를 결정했고, 합작법인은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2025년 1분기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지난 7월에는 말레이시아 스름반에서 배터리 2공장 기공식을 열었으며, 급증하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또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8776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이상 증가했으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위기 상황에서 배터리 업계 선방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품질 향상과 생산 확대를 위해 투자를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