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證 등 중소형사 사실상 구조조정…업계 위기감우리금융지주·수협중앙회 등 증권사 인수 의지 내비쳐 잠재적 M&A 후보 중소형 증권사 재거론…당사자는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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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고랜드 사태로 발발한 자금경색 및 구조조정설로 증권업계가 불안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와 수협중앙회 등의 증권사, 운용사 인수합병(M&A) 추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은 최근 계열사인 메리츠자산운용에 대해 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업 구조 재편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메리츠금융은 외국계 기업과 수의계약 거래 방식으로 지분 51%와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차명 투자 의혹으로 훼손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결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소형증권사로 LIG투자증권에서 2017년 M&A를 통해 새출발했던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2일 리서치 및 법인본부를 폐지키로 했다. 부서가 폐지되면서 소속 임직원 30여 명은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직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자금 경색 우려와 실적 부진 등이 맞물리며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가 현재 자금 경색 우려에 휩싸인 만큼 메리츠자산운용 매각 소식과 케이프투자증권 일부 본부 폐지 소식은 시장에 혼란을 더하는 모습이다.

    실제 케이프투자증권 소식 이후 근원지를 찾기 힘든 증권사 구조조정설이 퍼지면서 증권업계 전체가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각 증권사는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했지만, 그만큼 시장 분위기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불안감이 끊이질 않자 시장의 시선은 자연스레 우리금융지주와 수협중앙회, JB금융지주 등의 증권사, 운용사 M&A 여부에 쏠리고 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증권사 인수전이 벌어질 경우 가장 유력한 인수자 후보로 꼽힌다. 우리금융 측은 올해 초 증권사와 벤처캐피탈(VC) 인수를 우선순위에 놓고 있음을 공표한 바 있다. 

    실제 증권사 인수는 손태승 회장이 취임 이래 줄곧 강조해온 목표다. 손 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우리은행을 기반으로 지주사 전환에 성공한 이후 줄곧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타진해온 바 있다. 

    수협중앙회 또한 최근 자산운용사, 증권사,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수협은행 외 비은행 계열사를 여럿 확보한 뒤, 수협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에 나서는 셈이다. 

    수협중앙회는 당장 내년에 자산운용사를 사들인다는 방침이다. 구체적 계획은 향후 시장 상황을 감안해 수립할 예정이다. 

    만약 우리금융그룹, 수협중앙회 등이 증권사·자산운용사를 인수·합병할 경우 증권업계의 새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오랜 기간 매각설이 돌았던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의 이름이 다시 불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드러내고 있는 우리금융의 취지에 부합하는 회사가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악화된 시장 환경으로 인해 증권사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 내년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타 그룹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1조원대 규모의 증권사 인수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리테일과 자산관리(WM) 부문이 강한 중소형사 혹은 외국계 증권사를 찾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