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 만료, 이사회 후임자 인선 작업9년만에 시총 10조 돌파 및 디지코 전략 성과 돋보여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이슈 등 외부 요인 변수도
  • ▲ 구현모 KT 대표 ⓒKT
    ▲ 구현모 KT 대표 ⓒKT
    KT가 차기 CEO(최고경영자) 인선 절차에 착수하는 가운데, 구현모 대표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구 대표의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이 성과로 나오면서 임기를 이어가기에는 무리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8일 KT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를 통해 차기 대표 인선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구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KT 정관에 따라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 시점에 맞춰 후임자 선임 작업에 들어가는 것.

    다만,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힐 경우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연임 적격 여부를 우선 심사한다. KT 안팎에서는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태다.

    구 대표는 2020년 취임 당시부터 탈통신 기조 아래 디지코 전략을 실행, KT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KT의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ABC 역량'을 강화해 신사업의 성과는 물론,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 시켰다는 점에서다.

    대표적으로 KT의 계열사 50여 개의 개별 사업군을 재배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해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부터 콘텐츠 기획∙제작, 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KT스카이라이프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22.4% 증가한 270억원을 기록했다.

    구 대표는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IDC(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을 분사해 KT 클라우드를 설립했으며, 무선통신 관련 계열사 KT파워텔을 매각했다. 금융 분야에서도 밀리의 서재를 시작으로 케이뱅크 등 자회사들의 상장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을 내세웠다. 이와 함께 구 대표는 취임 이후 11년 만에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동시에, 주당배당금(DPS) 확대 정책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섰다. 

    그 결과 KT의 올 상반기 매출은 12조 5899억원, 영업이익은 1조 85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 대표 취임 전 2만원 안팎이었던 KT 주가는 현재 3만 6000원으로 90% 이상 성장했다. 지난 8월에는 시가총액을 9년만에 10조원을 넘기는 쾌거를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의 디지코 전략이 KT의 성과를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임이 문제없다고 내다본다. 자회사들의 IPO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경우 KT 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올해 초 신한금융지주(5.58%), 현대차그룹(7.79%)을 우군으로 확보하면서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10.87%)의 입김에서도 자유로워진 것도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치적 외풍이 심한 KT 구조상 구 대표의 여러 의혹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매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물로 배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 대표가 '상품권 깡'을 통해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에 관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점도 연임의 리스크로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의 경영 성과 측면만 놓고 보면 연임의 필요성에 당위성을 부여한다"면서도 "사법 리스크와 정권 교체라는 외부적 요인들이 뇌관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