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월 소비자물가 7.7%↑…9개월만 최소폭 상승근원 CPI도 시장 전망 밑돌아…연준 속도조절에 무게글로벌 불확실성 완화…한은도 금리인상 부담 덜듯
  • ▲ 미 연준.ⓒ연합뉴스
    ▲ 미 연준.ⓒ연합뉴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글로벌 긴축 상황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각)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7.7% 올랐다고 발표했다. 올 1월 이후 최소폭 상승이다. 시장의 전망치(7.9%)를 밑돌았다. 전월대비 상승률도 시장 전망치(0.6%)보다 낮은 0.4%였다.

    특히 연준이 주목하는 지수로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빼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하는 근원 CPI는 1년전보다 6.3% 올라, 역시 시장 전망치(6.5%)를 밑돌았다.

    미 CPI는 7월 8.5%, 8월 8.3%, 9월 8.2%에 이어 추세적 내림세에 낙폭도 커졌다.

    주거 비용이 전달보다 0.8% 올라 1990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르고, 최근 3개월간 내림세던 에너지 물가가 전달보다 1.8% 반등하며 상승세를 견인했지만, 전반적인 물가 흐름은 진정세를 보였다고 미 노동부는 설명했다.

    전반적인 물가 급등세가 누그러지면서 연준이 다음 달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공산이 더욱 커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줄일 시기가 다가온다. 이르면 다음번 회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통화긴축이 글로벌 경기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연준이 다음 달 FOMC 회의에선 빅스텝(0.50%포인트(p)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상폭을 줄일 거로 예상한다.

    긴축 속도 둔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10일(현지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폭등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01.43p(3.70%) 뛴 3만3715.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07.80p(5.54%) 폭등한 3956.3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60.97p(7.35%) 오른 1만1114.15에 각각 장을 마쳤다.
  • ▲ 달러.ⓒ연합뉴스
    ▲ 달러.ⓒ연합뉴스
    미 연준의 최종 도달금리가 5%를 밑돌 거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갈 길이 멀다"며 최종금리가 5%에 육박할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추면 킹달러에 제동이 걸리며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거로 기대된다.

    연준의 속도조절에 따른 달러 약세 가능성은 우리 통화당국에도 호재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고환율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고 수입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해 국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 종가(1377.5원)보다 30.0원 급락한 달러당 1347.5원에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