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 규모 이집트 원전 건설공사 수주 잭팟국내 유일 주기기 생산업체…터빈 시공능력도 우수내년 폴란드 비롯 체코·영국 등 유럽 원전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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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가 이집트에서 1조원이 넘는 대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공사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 국내 유일 원전 주기기 등 핵심 기기 제조역량을 보유 중인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쟁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자력발전소 2차측(Turbine Island)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2차측은 터빈과 발전기에 관련된 기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를 말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로·증기발생기 등 주기기 공급 외에 해외원전 건설공사를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주기기 외 터빈 시공능력에서도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이집트 원자력청(NPPA)이 발주한 엘다바 원전 사업은 1200㎿급 원전 4기를 카이로 북서쪽 300km 지역에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총 사업 규모는 40조원에 이른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 자회사인 ASE JSC가 2017년 수주했다.

    지난 8월 한수원은 ASE JSC와 3조원 규모의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3년 만의 해외원전 수주 성과다. 이어 9월 기자재 공급사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연 데 이어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와 계약을 확정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는 2029년까지 원자력발전소 내 터빈건물, 수처리, 냉방시설 등 총 82개의 구조물을 건설하고 터빈과 발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이집트 정부가 요구하는 현지화율을 충족시키기 위해 시공 및 기자재 분야 현지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 이집트-한국 양국 원전 산업계의 상생발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폴란드에서도 대규모 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말 한수원은 폴란드 민간 발전사 제팍(ZE PAK)과 국영 폴란드전력공사(PGE)와 함께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 내 민간 원전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협력의향서(LOI)를 맺었다.

    이번 폴란드 원전 개발은 현재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철거하고 1.4GW급 원전 2기 혹은 4기를 짓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원전 1기당 건설비용이 통상 6조~7조원으로 투입되는 걸 고려하면 최대 40조원 이상 규모의 사업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수원과 폴란드 측은 한국형 APR1400 기술에 기반을 둔 원전 개발계획을 올해 말까지 수립한다는 목표다. 본계약은 이르면 내년 안에 체결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 주기기 제작 등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형 원전 AP1000과 한국형 원전 APR1400의 노형을 모두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관련 기자재 공급에서 두산에너지빌리티를 대체할 공급사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에 원전 수출이 확정되면 체코 등 유럽 원전시장 진출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한국과 미국, 프랑스 3파전 양상인 8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 수주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인원 두산에너빌리티 Plant EPC BG장은 “이번 이집트 계약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원전 건설공사 실적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정부와 한수원의 해외 원전 추가 수주에도 기여하도록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준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