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미순방 발언 논란…野 "MBC 세무조사 저의 의심"與 "MBC 법인세 탈루 등 심각" 공방전 국세청, 文정부 시절 '정치 세무조사' 사과 전력
  • ▲ 국세청 ⓒ국세청
    ▲ 국세청 ⓒ국세청
    국회에 정치 세무조사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MBC와 YTN에 대한 세무조사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뤄졌다는 야당의 의혹제기에 더해 MBC가 세무조사로 520억원을 추징당한 사실이 드러나며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논란의 시작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22일 미국 순방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관련된 비속어를 썼다고 MBC가 보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대통령실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MBC 보도는 일파만파로 번지며 논란이 됐다. 야당의원들은 지난달 12일 열린 국감에서 김창기 국세청장을 향해 "MBC·YTN 세무조사가 대통령실과 교감이 있었냐"고 압박했다. 

    당시 김 국세청장은 "그런적 없다. 국세기본법에 따라 개별납세자 정보는 말할 수 없다"며 MBC·YTN에 대한 세무조사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국세기본법만 언급해 '앵무새 국세청장'이란 오명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었다. 

    국감을 마친뒤 국세청 내부에서는 야당의원들을 상대로 서운한 감정이 흘러나오고 있다. 국세기본법 제81조의13에 따르면 세무공무원은 과세정보를 타인에게 누설해선 안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법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답변하라고 압박한 것도 모자라 정기 세무조사 대상은 연초 일괄적으로 선정해 진행하는데 이미 문재인정부 시절 MBC와 YTN이 조사대상으로 선정된 것을 야당이 뻔히 알면서도 몰아가는 것이 지나쳤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7년 과거 정치 세무조사가 있었다며 TF를 구성해 한승희 전 국세청장을 고개숙이게 만들었는데 MBC 세무조사를 정치권 입맛대로 이용하고 그에 대한 비난은 국세청이 받게 만든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사실 정치 세무조사 논란은 국세청이 자초한 면도 없지 않다. 1997년 대선 당시 국세청의 고위직이 한나라당 대선자금을 불법모금한 이른바 '세풍사건'으로 국세청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다만 세풍사건 등 논란이 됐던 과거 정치 세무조사는 국세청이 주도적으로 움직인 반면 이번 MBC 세무조사는 여야가 세무조사 자체를 각자 입맛대로 활용하면서 과거의 논란과는 다소 다르게 흘러가는 모습이다. 

    야당이 세무조사 대상 선정 자체를 문제 삼고 여당은 공개적으로 MBC가 세무조사 과정에서 분식회계, 법인세 누락 등으로 약 520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는 등 언론의 본분을 망각했다고 비판하며 공방을 주고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가만있는데 여야가 이를 정치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세청의 한 직원은 "의원들도 다 알면서 이렇게 공격하는 것을 보면 답답하고 서운한 마음이 든다"며 "과거처럼 과세정보를 쉽게 유출할 수 없는데도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보면 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