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후불결제·예금중개 금융위 혁신서비스 지정보험 중개 서비스 연내 출시 불투명, 업계 조율 실패은행·보험업계 ‘종속’ 우려, 플랫폼 반발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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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의 마이데이터 기반 금융 서비스가 보험 분야 플랫폼 종속 비판 속에 삐걱거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플랫폼상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시범운영을 위해 10월부터 ▲플랫폼 ▲핀테크 ▲보험사 ▲보험대리점(GA) 등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후불결제와 대출·예금 중개 서비스 등이 시행 중인 상황과 대비된다. 후불결제와 대출은 각각 네이버페이와 자사 사업자 대출에 한정해 논란의 여지를 사전에 차단했다. 선불충전금에 이자가 붙도록 하는 서비스도 하나은행과 제휴를 통한 일종의 예금 중개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금융위는 보험 중개 시범서비스를 빠르면 10월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보험대리점 업계는 설계사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보험사들도 플랫폼 종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플랫폼의 보험 중개를 문제삼는 보험업계의 주장은 크게 수수료와 상품판매 범위로 압축된다. 플랫폼에 입점하면서 추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고, 이는 결국 소비자의 편익에 저해된다는 점이다. 간편보험이나 온라인용 상품뿐만 아닌 대면용 상품 중개도 허용하면서 불완전 판매에 대한 부분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에 입점하는 수수료를 누군가는 부담해야 하는데, 그 종착지는 소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복잡한 종신보험 등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때 발생하는 혼란과, 비교 추천하는 과정에서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네이버가 다른 사업자들과 제휴·협업이 필수인 보험 산업에서 업계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모습이다. 혁신금융서비스의 상세 내용이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네이버는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제외한 2위권 손해보험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후 자동차 보험 비교 추천 시 우선권을 부여하기 위함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금융위의 플랫폼 서비스를 통한 금융서비스 활성화 취지로서 소비자 편익보다는 비대면 보험시장 선점을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중소보험사를 활용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는 꼼수라고 지적한다. 플랫폼 특성상 비교 서비스에서 상위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한 중소 보험사와, 1위 사업자를 따돌리고 디지털 보험시장을 선점하려는 네이버의 이해관계가 맞았다는 설명이다.

    업계뿐만 아니라 금융위 내부에서도 네이버의 금융시장 지배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위 회의에서는 네이버가 하나은행과 일종의 예금 중개 서비스를 출시하자 금융권이 빅테크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후불결제 서비스도 대안신용평가의 한계를 지적하고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네이버는 마이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위해 혁신금융서비스를 비롯한 보험 중개 서비스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정보가 많이 반영될수록 정교한 추천이 가능하고 높은 시너지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보험이 활용 가치가 높은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네이버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네이버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과 규제 완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를 비롯한 플랫폼의 입장만 반영해 정책이 마련되는 듯 하다”며 “디지털 혁신과 소비자 편익도 중요하지만, 업계 눈높이에 맞춘 단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