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미비, 베타서비스 수준, 확장성 제한막연한 청사진, 비즈니스 모델 만들기 난항서비스 차별화 부족, 마케팅용 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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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이통3사가 출시한 NFT 플랫폼과 서비스가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난항을 겪으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6일 가상자산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글로벌 NFT 시가총액은 약 23억 6550만달러로 한 달만에 30.5% 감소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와 더불어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사태가 겹치면서 NFT 시장은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통신사가 만든 NFT 마켓플레이스와 NFT 발행도 시장에서의 평가는 냉정한 상황이다. 다른 플랫폼과 시너지를 내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NFT마켓플레이스 ‘탑포트’는 베타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원화 결제를 바탕으로 휴대전화 소액결제와 계좌이체 결제를 지원하며, 웹 기반으로 대부분 운영체제에서 사용 가능해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인 부분이 강점이다. 크리에이터와 구매자를 연결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데 초점을 맞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다른 플랫폼과 호환성이 낮다는 부분은 문제가 된다. SK텔레콤 측은 자체적으로 이더리움 사이드체인을 활용하고 있고, 향후 이더리움 메인넷에 민팅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베타서비스지만 업데이트도 부족해 새로운 크리에이터의 작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KT가 운영하는 플랫폼 민클은 그룹사 IP를 활용한 NFT를 발행한다. 청약과 당첨 방식을 기반으로 운영하지만, 결제·정산 기능을 탑재한 정식서비스를 2023년에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B2C만 아닌 B2B향으로 기업이 보유한 IP의 NFT화와 발행·관리 등 종합 컨설팅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발행한 NFT가 소유욕을 일으키거나, 특별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입장권 역할로 작용하는 등 활용도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한계다. 그룹사 IP를 기반으로 하는 민클은 자체 IP 경쟁력 부족을 멤버십 혜택 등 사실상 경품으로 채웠다. 이번에 발행하는 라온 IP 기반 NFT는 등급에 따라 멤버십 혜택을 호텔 숙박권부터 굿즈 패키지까지 차등으로 제공한다.

    민팅 정보에는 IP나 NFT 자체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동시에 NFT 홀더를 위해 IP 성장에 따른 수익 분배와 세계관 확장 등 로드맵을 제시했다. KT는 “민팅 후 혜택 지급에 따라 단기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며 “IP 자체 성장을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홀더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무너 NFT’를 발행하고 거래소 오픈씨·팔라스퀘어와 연동하며 NFT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NFT를 발행해 얻은 수익금은 기부하고, 홀더에게는 혜택을 제공한다. 무너 NFT의 가치를 제고하는 한편 웹 3.0 방식의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고객 경험 차원에서 플랫폼 체류시간을 늘려 참여도를 높이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웹 3.0 방식에서 이용자를 위한 보상체계 마련은 청사진일 뿐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나온 게 없다. 김민구 LG유플러스 CTO는 “메타버스 상에서 가상과 현실세계를 연계한 사업모델의 변화가 기대된다”며 “NFT를 통한 디지털 콘텐츠 저작권 보호 등 고객 경험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상에서 웹 3.0 생태계가 NFT를 바탕으로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막상 구현 방식에 대한 내용은 누락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암호화폐를 바탕으로 한 크립토 경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고한 SK텔레콤 이프랜드도 마찬가지다. 현재 이프랜드에 도입한 경제시스템은 참여자 보상과 호스트 후원이 가능한 ‘포인트’ 수준이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NFT를 바탕으로 다른 사업모델과 연결하거나, 자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마켓플레이스나 NFT 플랫폼과 비교해 통신사 NFT를 이용할 유인이 적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NFT를 기반으로 한 모든 서비스가 하나로 수렴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못한채 흐름에 탑승하기만 하면 시장이 함께 죽을 것”이라며 “NFT가 어떤 자산적 가치도 가지지 못한다면 이를 향후 크립토 산업의 발전에 대비해 ‘미리 발을 담가놓는다’거나 혹은 ‘마케팅용으로 사용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