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의혹, 금융당국 최고수위 제재 통보회계방식 변경, 류 대표는 재선임 ‘정면 돌파’위기관리 첫 시험대, 업계는 ‘과잉제재’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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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압박에 위기에 몰린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분식회계 오명을 벗어낼지 관심이 쏠린다.2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카카오모빌리티 회계위반 안건에 대해 감리위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조사자인 당국과 제재대상 기업이 쟁점을 논의하는 자문회의인 감리위에서 회계방식의 고의성 여부를 놓고 주장이 엇갈렸기 때문이다.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카카오모빌리티의 총액법 방식이 회계처리를 위반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2월 말 카카오모빌리티에 2020년부터 매출을 위법하게 부풀린 분식회계 혐의를 들어 최고 수위의 제재를 통지했다. 9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류 대표에 대해서는 해임을 권고했다.금감원은 가맹택시 사업의 매출 산정방식을 문제 삼았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사업은 가맹계약을 통해 기사와 택시회사로부터 운행 매출의 20%를 수수료로 받고, 업무제휴 계약을 통해 운임의 16~17%를 사업자에 다시 돌려주는 구조다. 그동안에는 총액법을 적용하며 운행 매출 20%를 매출로 계산해왔지만, 순액법을 적용해 운임의 3~4%만을 매출로 계산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금감원과 카카오모빌리티의 입장 차이는 수수료 계약에 대한 다른 인식에서 비롯된다. 금감원은 실질적으로 하나의 계약을 맺었다는 차원에서 순액법을 주장하고,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계약과 업무제휴계약이 별도라는 점에서 돈의 흐름을 명시하기 위해 총액법이 적합하다는 입장이다.카카오모빌리티가 별도의 계약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계약 주체가 다르고, 업무제휴계약을 통해 택시 주행 데이터에 대가를 지불하는 과정을 명시하기 위해서다. 가맹계약은 자회사 케이엠솔루션과 택시 사업자 또는 운수회사 간 이뤄지는 운행 수수료 수취를 위한 계약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별도의 업무제휴계약을 통해 가맹택시로부터 운행 데이터를 받아 활용도를 높이고, 대신 택시는 광고·마케팅용 부착물을 붙이는 대가로 제휴비용을 지급받는 형태다.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매출을 부풀렸다는 의혹에 대해 영업이익은 그대로 두고 매출만 높아지면 영업이익률이 떨어져 회사 가치가 오히려 떨어진다고 주장한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상장 후 경영진의 스톡옵션 차익실현 목적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매출 부풀리기가 기업가치와 무관한 만큼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업계에서는 총액법과 순액법 적용에 대해 일종의 해석 문제로, 명백하게 잘못을 가리기 어렵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회계상 수치를 조작한 것도 아닐뿐더러, 총액법을 적용하면서 어떤 이득을 봤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카카오모빌리티는 금감원의 제재 통지 이후로 매출인식 회계기준을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변경하며 2020년부터 4년간 매출액 규모가 1조원 가량 줄었다. 총액법 적용 시 지난해 매출은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순액법으로는 약 4000억원이 줄어든 6014억원으로 수정됐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규모가 줄어들면서 카카오도 지난해 최초 달성한 매출 8조원대 달성이 무산됐다.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금감원의 해임 권고에도 불구하고 주주총회를 통해 류 대표를 재선임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기한 콜 몰아주기 의혹 등 악재가 산적해있는 만큼 류 대표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재선임된 류 대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분식회계 오명을 벗어야 하는 첫 시험대에 올랐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다음 감리위 회의는 26일로 정해졌으며, 2~3차례 회의가 더 진행될 전망이다. 최종 의결과 증권선물위원회 결론까지 앞으로 2개월 정도가 류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카카오모빌리티는 아직 진행중인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남은 감리위 회의를 통해 회사의 입장을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