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그룹인사서 연임 여부 결정될 듯 성공적 IPO‧최대 실적 등 활약상주가‧B2C 중고차 시장 진출 지지부진
  • ▲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롯데렌탈
    ▲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롯데렌탈
    이번주 롯데그룹 인사가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성공적인 IPO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좀처럼 반등하지 않는 주가와 지지부진한 기업과 소비자 간(B2C) 중고차 시장 진출은 연임의 변수로 지적된다. 

    13일 롯데렌탈에 따르면 김현수 대표이사의 임기는 2023년 3월에 만료된다. 김 대표의 연임 여부는 이번 주 예정된 롯데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오는 15일 롯데그룹 임원 인사가 유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당초 롯데는 지난달 말 인사가 발표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롯데건설에서 비롯된 유동성 위기 등이 확산되면서 정기인사 발표가 예정보다 20일 가량 늦어지고 있다. 

    롯데렌탈을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재무통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4년 롯데산업 경리과에 입사하며 롯데와 처음 인연을 맺은 그는 롯데백화점 재무회계팀장, 롯데쇼핑 최고재무책임자(CFO), 2014년 롯데손해보험 대표 등 재무부문 요직을 두루 거친 재무통이다. 지난 2020년 8월 롯데물산 대표를 맡은 지 8개월 만에 롯데렌탈 대표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취임 1년 만에 성공적인 증시 입성은 물론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등 활약을 보여왔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4227억원, 영업이익 245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53.4%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해 연간 실적도 사상 최대였던 작년 수준을 가볍게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렌탈의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361억원, 3157억원으로 점쳐진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 12.9%, 영업익 28.6%가 개선된 수준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실적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마냥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앞선다. 

    우선 지지부진한 주가는 연임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고공행진하는 실적과 달리 롯데렌탈 주가는 상장 이래 지속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주당 2만8050원까지 떨어지며 1년새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렌탈의 공모가 5만9000원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수준이다. 주가가 계속해서 줄어드면서 시가총액 또한 크게 줄었다. 상장 당시 2조1614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1조386억원까지 줄었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들어 기업 평가지표를 시가총액으로 삼겠다고 공표, 전사적 주가 관리를 주문해왔다. 지난 7월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도 “자본시장에서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원하는 성장과 수익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기업 포티투닷과 협업,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진출 등을 잇따라 발표하며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포했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사업이다.

    더불어 카셰어링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초 단행했던 쏘카 투자는 지분 평가손실로 그룹 편입 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 순손실을 내는데 기여했다. 아직까지 양사의 협력이나 시너지효과가 가시화하지 않은 가운데 오히려 롯데렌탈의 카셰어링 서비스 그린카의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를 띄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4년 사업 초기 쏘카 회원수는 51만여명으로 그린카와 비슷했다. 그러나 2018년을 기점으로 양사 회원수는 벌어지기 시작 2019년 쏘카 580만명, 그린카 330만명을 기록했고 작년에는 쏘카 750만명, 그린카 390만명로 격차가 늘었다. 

    연내 진출하겠다던 B2C 중고차 매매 사업 또한 업계 반발에 부딪혀 아직 지지부진하다. 롯데렌탈은 작년 4분기 중고차 B2C 시장 진출에 착수, 올해 하반기 관련 플랫폼 오픈을 예고한 바 있다. 당초 8월 소매 판매 시범서비스를 거쳐 10월 정식으로 내수‧수출 통합플랫폼을 열 계획이었다. 중고차업계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현재는 수출 플랫폼만 오픈했다. 내년 1월부터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시장 진출이 본격 예고돼있어 롯데렌탈 입장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서비스를 출시, 점유율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에 대한 신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면서도 “다만 실적개선은 업황 호황에 기인하는 바가 크고, 롯데그룹 계열사 대표 평균 연령이 50대 후반인 점을 감안하면 김 대표는 1956년생으로 나이도 적지 않아 마냥 연임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