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사상 최고치… 조달비용 급증은행채 발행잔액 작년 8월 이후 최저예적금으로 버텨… 한은 유동성 규제 완화도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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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COFIX)가 사상 처음으로 4%대를 넘어서며 은행들도 자금조달 혹한기를 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긴축 속도조절에도 조달비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34%로 전월대비 0.36%P 상승했다. 신규코픽스가 4%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월 1.64%에서 2.7%P 급등한 것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코픽스 상승은 은행들이 자금을 구하는 비용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10월 기준금리를 0.5%P 올린데 이어 11월에도 0.25%P 인상하면서 비용이 급증했다.은행들은 채권발행을 통해 돈을 빌려오거나 예적금 유치를 통해 조달한다. 하지만 레고랜드발 유동성 경색에 따른 금융당국 자제령이 떨어지며 두 경로가 모두 막혔다. 연 5%가 넘던 시중은행 예적금 상품이 최근 자취를 감춘 이유다. 은행채 금리 역시 발행이 틀어막히며 4.5% 안팎으로 주저앉았다.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은행채 발행 잔액은 87조7612억원이다. 작년 8월 이후 가장 적다. 이달 들어 하나도 발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예적금 수신액으로 막아내며 버티기에 돌입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신잔액은 지난 10월 1500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45조9000억원 늘었다. 2001년 12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늘었다. 다만 수신금리 경쟁 자제령이 떨어진 11월 수신액 증가폭은 이보다 줄어들 전망이어서 연말 자금난 우려에 긴장하는 모습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자금시장 진정 노력에 협조하고 있지만 은행채 발행 중단을 무한정 할 순 없는 노릇"이라며 "내부적으로 올해만 버티자는 인식이 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당국은 은행 간 은행채를 주고받는 사모 방식 발행을 허용하며 달래기에 나섰다. 은행간 자금을 서로 빌려주며 유동성 해결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사모 은행채를 적격담보증권 대상에 포함시키는데 주저하고 있어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사모 은행채가 적격담보증권으로 인정받으면 인수한 은행은 유동성 규제비율 완화 효과를 받을 수 있다.금융위 관계자는 "연말 자금시장이 점차 안정화를 찾고 있어 은행채 발행 시점도 업권간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며 "아직 시장 불안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과도한 금리 변동성에 유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