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요인 많아…내년 총 얼마 인상 확정짓기 어려워""내년 앞쪽에 요금 올리면 좋지만…동절기 변수 있어" "내년 경제상황 더 어려워…'야전 산업부' 되겠다"
  • ▲ 이창양 산업장관 ⓒ연합뉴스
    ▲ 이창양 산업장관 ⓒ연합뉴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내년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인상 요인이 참 많은데, 가계·기업에 큰 충격이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상당 수준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28일 세종시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전기요금 인상요율은 이번 한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막판 조율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은 오는 30일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요금은 한국전력 이사회와 산업부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처 산업부 장관 승인을 거쳐야 하며 물가당국인 기획재정부와도 협의해야 한다. 

    산업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한전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내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은 kWh(킬로와트시)당 51.6원이다. 올해 전기요금 인상액은 kWh당 19.3원였는데, 이와 비교하면 인상폭이 무려 2.7배나 높은 수준이다. 

    이 장관은 "앞으로 글로벌 에너지 상황이 많이 변할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 상황이나 동절기에서 하절기로 바뀌는 것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어) 내년에 총 얼마를 인상하겠다고 확정 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전의 적자 해소 차원에서 (요금을 내년) 앞쪽에 높이는 것이 좋지만, 동절기라는 변수가 있다"며 "전기를 많이 쓰는 동절기에 전기료를 너무 많이 올리면 취약·저소득 계층이 힘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21.6%로 설정한 것에 대해선 "산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을 고려했을 때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치는 상당히 도전적인 것"이라며 "바다가 상당히 넓기 때문에 해상풍력이 우리에게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로 세계 에너지 정책이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동반 확대하는 방향으로 다 비슷해졌다"며 "우리도 원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재생에너지 정책도 뚜벅뚜벅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올해 수출은 선방…내년 수출은 中따라 회복 수준 달라질 것"

    이 장관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 성적표에 대해 "에너지 위기 때문에 수입이 많이 늘어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생긴 점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어 "통상무역 분야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 여파로 에너지 위기를 초래했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이 불거지면서 한전·가스공사의 적자가 표면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 수출은 6830억달러 정도로 지난해 400억달러보다 늘었다"며 "전세계적으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선방했다고 자평한다. 수출 순위도 6위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보람있다"고 말했다.

    내년 수출 전망에 대해선 "시장으로 보면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풀며 수출 시장에 활기가 생길 수 있다"며 "중국 시장이 지난 2년간 얼어붙었는데, 여기서 벗어나는 속도에 따라 중국 수출 부문의 회복 수준도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장관은 "내년에 조선과 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여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치면 시장은 시장 대로, 수주 산업은 수주 산업 대로 여력이 있을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40조원 규모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는데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산업부가 열심히 뛰고 기업이 받쳐주면 적어도 역성장하지 않고 플러스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 '야전 산업부'가 되겠다. 야전의 환경은 내년 경제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불편하고 거칠겠지만, 같이 고민하고 서로 격려하고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