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선 부회장 사임… 비상근 고문으로 지원경기 침체 우려… 국내외 매출 성장률 ‘주춤’혁신제품 개발‧글로벌 시장 확대 등은 과제
  • ▲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코웨이
    ▲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코웨이
    서장원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코웨이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굳건한 외형 성장세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3일 코웨이는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서장원 대표이사 단독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해선‧서장원 각자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3년 만이다. 2016년부터 7여 년간 코웨이를 이끌어 온 이해선 부회장은 퇴임 후 비상근 고문을 맡아 회사를 지원한다. 이 부회장은 오는 2월 6일 사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넷마블은 2019년 말 코웨이를 인수하고 2020년 1월 서장원 당시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코웨이는 “기존 이해선 대표의 안정적인 경영 수행능력에 더해 미래전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서 부사장을 각자 대표로 내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장원 대표는 미국 웨스트민스터대학교 경제학과, 코네티컷주립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한 미국 변호사다. 법무법인 세종을 거쳐 넷마블 투자전략·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과 넷마블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역임했다. 이후 코웨이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전략기획과 글로벌 시장에 능통한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19년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2인 대표는 안정적 경영 수행 및 글로벌 입지 확대 등 성과를 내며 1년 만인 2021년 이 대표는 부회장으로, 서 대표는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실제 2019년 말 3조189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1년 3조6643억원으로 늘었고,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4583억원에서 6402억원까지 증가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코웨이는 작년 연간 매출액 3조8892억원, 영업이익 6795억원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양사 합병 초기 조직과 사업 안정화 역할을 다한 이 부회장이 물러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투톱체제는 오랜 기간 코웨이를 이끌어온 이 대표가 경영 바통을 넘겨주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관측이다. 넷마블은 합병 당시 코웨이 노조의 반발을 잠재우는 과정에서 이 대표의 손을 빌리기도 했다. 

    홀로 코웨이를 이끌게 된 서장원 대표는 경기 침체 우려 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글로벌 시장 입지를 넓혀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될 전망이다.  

    작년 말부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렌탈 수요는 점차 줄고 있는 추세다. 통상 렌탈업은 불황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소비심리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렌탈까지도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한 계정해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코웨이 매출액은 9698억원, 영업이익 16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3.8%, 0.8% 늘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0.9%, 6.2% 줄어든 수준이다. 코웨이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지난 2020년 3분기 이후 8개 분기 만이다.  

    여기에 경쟁이 치열한 기존 렌털 제품군을 벗어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 코웨이는 매트리스, 안마의자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수기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렌탈 매출 비중 가운데 매트리스 매출 비중은 5.7%에 불과하다. 정수기 렌탈 매출 비중 29.2%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혁신제품 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장이 돌파구로 꼽히지만 경기 침체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이 또한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코웨이의 작년 3분기 해외법인의 매출은 3549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0.2% 늘었다. 그러나 해외법인의 매출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해서 올해 1분기 10.2%, 2분기 6.5% 등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베트남, 태국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만큼 당분간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구체화되지 않고 있는 넷마블과의 시너지 효과도 이제는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다. 넷마블은 코웨이 인수 당시 구글의 네스트, 아마존의 링 인수 사례를 들며 넷마블 인공지능(AI) 기술을 코웨이에 접목한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넷마블의 색깔이 접목된 코웨이의 제품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략통으로 여겨지는 서장원 대표가 경쟁이 치열해지는 렌탈 시장에서 사업적으로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여줄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라면서 “이를 증명하는 건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하면서 밝힌 청사진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