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가뭄 속 증권사 조직 재정비…돌파구 기대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가운데 증권사들은 잇달아 관련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상장 연기·철회를 결정한 기업들이 올해 IPO 시장 재입성을 준비하고 있어 이들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돕겠다는 계획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은 올해 기업금융(IB) 부문의 조직개편 및 인력 재정비를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 곳은 KB증권이다. 회사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IPO를 관장하는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의 신임 본부장으로 현직 리서치센터장이던 유승창 상무를 발탁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리서치센터장이 법인영업 또는 리테일 부문으로 이동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ECM본부의 수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약 1년간 ECM본부장을 겸직하던 심재송 IB1총괄본부장(전무)은 겸직을 해제하고 IB1총괄본부장 역할에 집중한다. 아울러 후임 리서치센터장은 김동원 연구원(상무)과 김상훈 연구원(상무)이 공동으로 맡게 된다. 

지난해 ECM과 채권발행시장(DCM) 주관실적 1위를 동시에 석권한 KB증권은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과거 펀드매니저, 금융업종 연구원, 리서치센터장 등을 고루 역임한 유승창 본부장이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좋은 성과를 지속해서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IPO 영업부터 상장까지 성공하는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산출하는 것"이라며 "우선 발행사가 납득을 해야 하고, 그 가격이 시장과 투자자에게도 통용돼야 하므로 기업의 적정한 가치를 파악하는 역량이 우선시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 본부장은 과거 대우증권 연구원으로 시작해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운용본부장 등을 지내 분석·셀·바이사이드 경력을 모두 거친 전문가"라며 "법인영업 특성이 있는 ECM 부문에서도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태 단일대표 체제로 전환한 신한투자증권은 투자은행 부문인 GIB그룹을 확대하는 조직개편과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의 공동 주관을 성공적으로 마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에도 IPO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기존 GIB그룹을 GIB1그룹과 GIB2그룹으로 분리, 사업별 균형과 전문성을 강화했다. GIB1그룹은 북 비즈니스, GIB2그룹은 전통 IB인 ECM·DCM 부문을 맡는다. 

회사 관계자는 "GIB그룹을 분리해 각자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GIB2그룹의 경우 중소·중견 기업까지 고객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개인고객그룹과 함께 법인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서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초 신설한 IPO솔루션팀의 강점을 살려 올해 주관을 맡은 회사들이 IPO를 완주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IPO솔루션팀의 인력을 충원하기도 했다. 

IPO솔루션팀은 기관투자자 기업금융전담역(RM) 관리, 자기자본투자(PI) 및 신디케이션 업무 등을 수행한다. IPO 주관을 맡은 발행회사에 대해 기관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하고, 가격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크게 IB1·IB2부문으로 나눠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되, 지난해 10월 공석으로 있던 IB1부문장 자리에 골드만삭스 출신 이재현 부사장을 영입했다. IB1부문은 IPO나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등 정통 IB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이다.

아울러 회사는 최근 IB1부문 산하에 IB솔루션본부를 신설했다. 리테일에서 파생되는 딜 소싱(투자처 발굴)을 관리하는 IB솔루션본부는 특히 약 100조원에 달하는 법인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회사 관계자는 "법인고객이 원할 시 IPO, 채권발행, 유상증자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라며 "다른 기업금융 부문들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