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개인 채권 2조3천억원 순매수금리 인상 막바지 전망…증권사 채권 특판에도 투심 쏠려금리 하락 시 채권가격 상승…"동결 기간 길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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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새해 들어 동학개미들의 채권 투자 행렬이 길어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간 개인의 채권 투자 순매수액은 2조2826억원에 달한다. 지난 10월(2조3135억원), 11월(2조2491억원)에 이어 동학개미들의 채권 매수세가 활발한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시장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커졌다. 이들은 지난해 채권시장에서 전년 대비 4.5배가량 늘어난 20조6113억원을 순매수했다. 주식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 매력이 커져서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예금 금리가 상대적으로 그리 높지 않은 것도 채권 투자 유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정점을 찍었단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선 올해 기준금리 동결은 기정사실이고 연내 인하에 대한 기대감까지 나온다. 금리 하락 시 채권 투자는 이자뿐만 아니라 매매차익도 얻을 수 있다.

    세제 혜택도 유인 요인이 되고 있다. 채권은 주식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금융투자소득세가 2년간 유예되면서 2025년 전까지는 자본 차익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또한 정부가 올해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회사채 투자를 해도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회사채 시장의 투자 매력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은행 예금 금리는 기대에 못 미치고 주식시장은 불안한 반면 채권 금리는 현재 레벨이 높은데 앞으로는 떨어질 일만 남았다고 판단해 신용도가 높은 크레딧 채권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학개미들의 채권 수요가 커지자 증권사들도 앞다퉈 채권 특판 상품을 내놓거나 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0일부터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앱 모니모에서 보험·증권·카드 통합앱 중 최초로 채권매매서비스를 열고, 세전 연 5.30% 특판 채권을 100억원 한도로 판매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개인투자자들의 온라인 채권 매수액은 2조원을 돌파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2일부터 총 150억원 한도로 판매한 특판 채권 2종을 이틀 만에 한도 소진으로 조기 종료하고 지난 6일 100억원 규모 특판 채권상품을 추가 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온라인 거래서비스 뱅키스 계좌 채권 잔고가 지난해 말 기준 1조원을 돌파하면서 이를 기념해 오는 3월 말까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장외채권을 거래한 적 없는 뱅키스 고객에 대해 매수 금액에 따라 백화점상품권을 차등 지급한다.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해 향후 하락세로 전환한다면 채권 가격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금리인상 종료 시나리오는 현재 수준에서 끝나거나 추가 1회 인상이 남은 가운데 조기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상반기 글로벌 금리인상 마무리 등으로 향후 채권금리는 하락 사이클 진행을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은 한쪽으로 베팅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마무리 국면에 있는 것은 맞지만 기준금리 동결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단기적인 금리 추가 하락을 쫓기보다는 금리 상승 시에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