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조5000억회사채 대신 자금조달 창구로담보 있어 낮은 금리… 장기 발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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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들이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으로 자금조달에 나섰다. 그동안 숨통을 틔워줬던 장기 기업어음(CP) 시장마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대안으로 모색된 것이다.

    6일 금융위원회의 '2022년 ABS 등록발행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채권을 담보로 한 ABS 발행금은 6조5000억원으로 전년(4조3000억원) 대비 53% 급증했다.

    ABS는 부동산, 매출채권, 유가증권, 주택저당채권 및 기타 재산권 등과 같은 기업이나 은행이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을 기초로 발행된 증권이다. 일반적으로 담보가 있어 회사채보다 신용등급이 높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발행이 가능하며 장기 자금조달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해외채권 시장에서 국내 채권 금리보다 2%포인트 이상 절감한 수준으로 3억 달러(약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성공 비결은 해외 ABS로, 평균 만기도 비교적 장기인 3년이었다.

    이처럼 ABS가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카드사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실제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가 지난해 하반기 발행한 장기 CP는 2조240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9200억원) 대비 54.5% 감소했다.

    이 기간 우리카드는 장기 CP를 전혀 발행하지 않았다. 삼성카드는 전년동기 보다 발행량이 90% 감소했고 하나카드(80% 감소), 신한카드(57% 감소) 등 전반적으로 발행량이 대폭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카드사들이 장기 CP 발행을 급격히 늘렸던 걸 고려하면 상반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7개 카드사의 장기 CP 발행금은 5조84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000억원) 대비 2배 넘게 폭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자금시장 경색으로 장기 CP 시장마저 얼어붙었던 탓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카드사들은 대출채권 또는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ABS 발행을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회사채 및 장기 CP 시장이 냉랭해짐에 따라 대안으로 ABS 발행을 급격히 늘렸다"면서 "공모 절차가 없고 대출과 비슷한 성격을 지녀 시장 분위기와 다소 무관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