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에 M&A 장기화계열사별 순차 매각으로 선회"카드 매각가 2조로 낮아질 전망"
  • ▲ 롯데카드 본사.ⓒ연합뉴스
    ▲ 롯데카드 본사.ⓒ연합뉴스
    롯데카드가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해를 넘긴 최근까지 지지부진하고 있는 모양새다. 기준금리 인상과 자금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업황이 좋지 않아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자회사별로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분리 매각을 통해 최종 인수가를 낮춘다면 인수사가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아직까지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해 매각 작업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부터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

    지난해 하반기 예비입찰을 진행했지만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우리금융그룹과 KT 등이 불참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하나금융그룹과 사모펀드 3~4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본입찰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분위기가 문제였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금리가 치솟자 카드사들은 카드이용 한도를 축소하고 대출영업을 자제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급등해 3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에 대한 금리 부담도 컸다는 분석이다.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선 수조원에 달하는 외부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각작업이 장기화되자 MBK파트너스는 계열사 쪼개기 매각에 들어갔다. 롯데카드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본입찰 결과 호주계 사모펀드인 맥쿼리자산운용 한 곳만 입찰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카모빌리티는 롯데카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2010년 롯데그룹이 약 1500억원으로 이비카드를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교통카드 시장 점유율 2위로 매각가는 최대 4000억원 규모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카드가 지분 100% 보유한 '롯데파이낸스베트남'도 분리해 매각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베트남 금융시장은 파이낸스사 신규 인허가가 제한적인 상황이라 신규 진입 자체가 어렵다 보니 라이선스를 희망하는 인수사들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자회사를 정리하면 롯데카드 매각가는 3조원에서 2조원대로 낮아질 것"이라며 "중요한건 매각가와 자금부담을 좌우할 금리, 영업의 미래를 가늠할 조달상황 등이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