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기물 비중 60.2%…2021년 말 대비 11.9%포인트 상승반면 4개월 이상 PF ABCP 비중 같은 기간 5.2%→1.9% 줄어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증가…"작은 충격에도 시장 냉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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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로 증권사와 건설사가 신용 보강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만기가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PF ABCP의 전체 잔액(약 21조 1500억 원)에서 만기가 1개월 이내로 남은 초단기물의 비중은 60.2%로 집계됐다. 

    초단기물 비중은 2021년 12월 말에는 48.3% 수준이었다. 그러나 레고랜드 사태 직후인 지난해 10월 말 57.1%로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더 높아졌다.

    반면 만기가 4개월 이상 남은 PF ABCP의 비중은 지난 2021년 12월 말 기준 5.2%였으나 지난달 말 기준 1.9%로 줄었다.

    건설사가 신용 보강한 PF ABCP도 마찬가지인 사정이다.

    지난달 말 기준 잔여 만기가 1개월 이내인 PF ABCP의 비중은 31.3%로 지난 2021년 12월 말(26.0%)보다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만기가 4개월 이상 남은 PF ABCP의 비중은 36.1%에서 22.9%로 급감했다.

    공문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보다 잔여 만기가 1개월 이내인 초단기물 비중은 커지고 4개월 이상 중단기물 비중은 줄었다는 건 그만큼 신규 발행되는 PF ABCP의 만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공 연구원은 "PF ABCP의 만기가 레고랜드 사태 이전 대비 단기화된 점은 유동성 대응에 대한 우려 요인으로 작용한다"라며 "변동성은 여전히 증가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한 달간 PF ABCP 만기 도래 규모는 총 18조30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인 약 15조5000억원어치가 만기 3개월 이하의 단기물로 신규 발행 또는 차환됐다.

    PF ABCP 만기가 짧아진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증권·건설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에서 분양형 본 PF 비중이 크기 때문에 분양시장 동향이 중요한데,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대다수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기준 주택 미분양은 전국 기준 6만8107호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문제는 증가 속도"라며 "지난해 연초 2만1700호 수준이었던 전국 미분양은 무서울 정도로 빨리 증가, 특히 하반기 들어서서 전월 대비 16.3%씩 증가했다"라고 분석했다.

    배 연구원은 이어 "소비자들은 주택 가격 하락세와 분양가 상승세로 신규 분양에 대한 매력이 감소했다고 느끼고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어서 당분간 미분양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는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면 PF ABCP 시장도 쉽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 연구원은 "기초자산이 되는 PF 대출의 위험도가 높아지면 위험 회피 심리 때문에 차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유동성 이슈가 재차 불거질 수 있다"라며 "작은 충격의 발생으로도 시장이 급격히 냉각될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