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활유 기술 활용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기술 확보냉각효율 우수, 전력사용 감소로 '탄소배출 절감' 효과"데이터센터 트래픽 안정적 운영 가능… '열관리 솔루션' 수요 급증"
  • ▲ 미국 GRC사의 일렉트로세이프 플루이드 파트너 프로그램. ⓒSK이노베이션 제공
    ▲ 미국 GRC사의 일렉트로세이프 플루이드 파트너 프로그램. ⓒSK이노베이션 제공
    '에너지 효율화 기업'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올해 회사 방향을 이렇게 잡았다. 글로벌 친환경 패러다임으로의 변화에 자원 절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 기존 윤활유 사업을 넘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등 액체 기반 열관리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데이터센터 액침냉각이란 냉각유에 데이터 서버를 직접 침전시켜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기존 공랭 방식(냉각 매체로서 공기를 사용하는 방식) 대비 냉각효율이 뛰어나 전체 전력소비량을 약 30% 줄일 수 있으며, 그만큼 탄소배출감축 효과도 있다. 

    전날 20일 SK엔무브는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가 운영하는 '일렉트로세이프 플루이드 파트너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GRC가 액침냉각 시스템에 사용되는 열관리 유체를 평가, 검증해 인증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SK엔무브는 향후 GRC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에게 자체 개발한 고품질 윤활기유를 활용한 열관리 유체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GRC와 액침냉각 시스템에 사용되는 새로운 열관리 기술을 개발하는데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SK엔무브는 지난해 2500만 달러(한화 약 324억원)를 투자해 GRC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이미 액침냉각 기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 인텔은 총 7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그 일환으로 GRC와 함께 액침냉각 기반의 고성능 컴퓨팅(HPC)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Shell), 일본 석유화학기업 에네오스(ENEOS) 등도 이미 GRC 파트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며 "GRC 자체는 2009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SK엔무브가 개발한 액침냉각 시스템 열관리 유체는 냉각 효율성을 높이고 화재 대비 안전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또 장비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쓰이고, 장비 해체 후에도 재활용이나 재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 열관리 유체는 기본적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 액체'에 가깝다"면서 "화재 등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이 이미 다 이뤄져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산업은 빅데이터 및 디지털화 트렌드와 함께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많은 양의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열관리 시스템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시장이 이제 막 개화기를 맞으면서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