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16명, 사외 18명 후보 34명 공개비전문 외부 인사 선임 시 '전문성' 논란 불가피'부당노동행위' 등 부적절 후보 등록도
  • KT 차기 대표 후보군이 34명(사내 16명·사외 18명)으로 확정된 가운데, ‘비통신’ 출신 및 낙하산 인사가 수두룩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향후 기업 운영의 전문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약 11일간 진행된 대표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서류 접수에는 KT 전·현직 임원 및 정치권 인사 등 34명이 이력서를 제출했다.

    당초 KT는 구현모 대표의 연임이 유력했다. 구 대표 재임 기간 동안 KT의 주가는 90% 가까이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40%가량 늘어나는 등 확실한 실적 개선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코(DIGICO)’ 전환으로 통신사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KT를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변화시키는 등 사업성과 및 주주 가치 성장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또 최근에는 '초거대AI'로의 방향 전환과 함께, 몽골 국가 차원의 대표 정책 사업인 희토류 개발에 이어 디지털 협력까지 이끌어 내는 등 영토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구 대표의 연임에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정치권에서도 절차의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차기 대표 선임을 ‘공개경쟁 방식’으로 재추진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외부 인사가 KT 차기 대표로 선임될 경우 낙하산 인사 및 전문성 논란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 KT 차기 대표에 지원한 외부 인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문성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우선 사외 후보 지원자의 명단은 ▲권은희 전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 ▲김기열 전 KTF 부사장 ▲김성태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진홍 전 KT스카이라이프 경영본부장 ▲김창훈 한양대 겸임교수 ▲남규택 전 KT 마케팅부문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박종진 IHQ 부회장 ▲박헌용 전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 ▲송정희 전 KT 부사장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임헌문 전 KT 사장 ▲최두환 전 포스코ICT 사장 ▲최방섭 전 삼성전자 부사장 ▲한훈 전 KT 경영기획부문장 ▲홍성란 산업은행 윤리준법부 자금세탁방지 전문위원 등 총 18명이다.

    명단만 놓고 봤을 때 KT 출신의 후보자들이 다수 포함된 것은 사실이나, 이들이 KT에 재직할 당시와 현재 상황은 명확하게 차이가 있다.

    KT의 경우 구 대표 부임 이후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ABC 역량’ 강화를 통한 신사업 성과 및 콘텐츠·미디어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등을 앞세워 단순한 통신 회사의 역할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미래 KT 대표의 경우 최소한 '전화국 마인드'는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는 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또 전문성이 떨어지는 외부 인사가 부임할 경우 기업 운영 방향성에 대한 시각 차이 및 부족한 이해도로 인해 회사의 신사업이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창훈 한양대 겸임교수 등을 비롯한 몇몇 인사들은 통신업계 경력도 전무하다.

    낙하산 인사 논란 역시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KT에서의 경력 및 IT 기업 직책을 대표적으로 기재했지만,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 김종훈 전 새누리당 의원,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윤석열 대선후보 캠프 경제고문) 등은 정치권 인사다.

    이 밖에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물들이 후보에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남규택 전 KT 마케팅부문장은 KT cs 대표직을 수행할 당시 노조활동 방해 등의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만큼 그동안 국민연금이 주장해 온 절차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한 KT는 경제·경영, 리더십, 미래산업, 법률 등 분야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5명 면단 28일 공개)'을 꾸렸으며  3월 7일까지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벌써 후보 선정만 3번째"라며 "그동안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미래 KT를 이끌고 책임져야 할 대표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연속성'을 갖춘 후보자가 절실한 만큼, '낙하산' 의혹이 있는 인물의 경우 사전에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