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보다 물가경로의 불확실성 고려""환율 특정수준 목표 안해… 쏠림 땐 조치" 4월 금통위서 추가 인상 가능성
-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기준금리를 현 3.5% 수준으로 동결한 것을 두고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이날 금융통화위원회서 최종금리 수준을 두고 금통위원들은 1명은 현 3.5%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보였고 나머지 5명은 3.75%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 금통위원은 당연직인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해 총 7명이다.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월 이후 매 금통위 회의 때 기준금리를 인상해오다 이번에 동결한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면서 "지난해는 물가가 이례적으로 급등해 매회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나 그 이전엔 금리를 인상한 후 시간을 두고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해 오던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라고 했다.이 총재는 이번 동결 결정의 배경에 경기 침체 우려보다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주요하게 작용했음을 거듭 강조했다.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면서 "국내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돼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초반까지 낮아졌다가 미 달러화의 강세 전환으로 최근 1300원 내외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특히 이 총재는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세와 관련해 "1300원이나 1400원 등 특정 수준에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환율이 물가 경로에 주는 영향은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라면서 "지금 (환율) 변동은 작년에 이어 국내 요인보다는 미국 통화정책 최종금리와 지속 기간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의 높은 고용 지표 등 통계발표 이후 시장 심리가 바뀌며 전세계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의미다.이 총재는 "특정 수준을 목표로 두기 보다 이번 불확실성 속에서 쏠림현상이 나타나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금융시장 안정과 물가 영향 등을 고려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특히 한미 금리차와 관련해 "변동환율제 하에서 특정 적정수준은 없고 기계적으로 몇 %p면 위험하거나 바람직하다는 것은 없다.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 변동요인이 될 수 있으니 고려하는 것"이라고 했다.이 총재는 "작년 환율이 1400원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한은은 이 현상이 우리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미국 통화정책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씀 드렸다"고 설명했다.이어 "10월 이후 환율 안정을 보시면 1997년 IMF 외환위기처럼 불안해하면서 보시지 않는 게 좋다. 정부가 국내 수급 정책이나 정책 툴을 가지고 변동성에 대응할 능력이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시장에서는 이 총재가 밝힌 대로 향후 기준금리를 인상할 요인이 여전히 많다고 보고 있다.미국 연준이 오는 3월 20∼21일(현지시간)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밟을 경우, 기준금리 상단이 5.25%까지 치솟아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1.75%p까지 벌어지게 된다.이 총재가 기계적으로 금리 격차에 접근하진 않겠다고 밝혔으나 큰 틀에서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오는 4월 11일 금융통화위원회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