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 후 퇴원해도 한달 내 자살률 ‘심각’… 10만명당 364명꼴

정신질환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했는데도 30일 내 자살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았다. 특히 우울증 환자의 경우, 10만명당 364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돼 정책적 개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신질환 퇴원 환자의 자살률 추세’ 연구 결과를 정동장애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채송이 주임연구원, 김경훈 부장)은 2010~2018년에 정신질환으로 입원한 15세 이상 환자 157만명을 대상으로 퇴원 후 30일 내 자살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18년 정신질환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 중 30일 내에 자살한 환자 수는 퇴원 환자 10만명당 198.1명으로 조사됐다. 2010년(206.6명) 이후 연간 퍼센트 변화율은 1.2% 감소했으나 뚜렷한 변화는 없었다.

우울증 환자의 퇴원 후 30일 내 자살률이 퇴원 환자 10만명당 364.4명으로 정신질환 중에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조현병(167.8명), 양극성정동장애(158.0명) 순이었다.

2010~2018년 조현병과 불안장애로 치료받은 환자의 퇴원 후 30일 내 자살률의 연간 퍼센트 변화율은 평균적으로 각각 3.2%, 6.5%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2016~2018년 정신질환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후 30일 내에 자살한 환자 수는 일반 인구집단에서 자살한 사람의 66.8배였다. 2010~12년(74.9배) 대비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그룹 중에서 20~39세 환자의 표준화 사망비는 114.9로 가장 높았고, 80세 이상 환자는 27.3으로 가장 낮았다.

여성 환자의 표준화 사망비는 107.5로, 남성(54.0)보다 약 2배 높았고, 우울증(122.7) 환자가 다른 정신질환자에 비해 표준화 사망비가 높았다. 

연구팀 교신저자 김경훈 부장은 “정신질환자는 다른 환자에 비해 자살률이 높고, 특히 퇴원 후 단기간 내에 자살 위험이 높으므로, 퇴원 후 조기에 외래 진료를 받거나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관리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퇴원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약 10년 동안 조현병과 불안장애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의 30일 자살률은 유의미하게 감소했지만, 우울증과 같이 일정한 추세를 보이지 않는 정신질환자의 자살률 감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