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가입 연령 30→35세로시장 규모 6조로 커져중도해지 적고 납입기간도 긴 효자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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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들이 '어린이(자녀)보험' 가입연령을 연장하거나 보험료를 낮추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성비 높은 보험상품을 원하는 젊은 층의 수요와 장기보험 신계약을 늘려야 하는 보험사들의 필요가 잘 맞아떨어져서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경쟁 과열로 가격은 싸고 보장은 든든한 어린이보험의 장점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이달 'KB 금쪽같은 자녀보험'을 개정 출시하면서 가입 상한 연령을 30세에서 35세로 높였다. 여기다 2.75%이던 예정이율을 2.85%로 0.1%포인트(p) 올리면서 보험료를 3.4%가량 낮췄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예정이율을 인상하면 보험료가 할인되는 효과가 있다. 올 들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NH농협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 대부분 자사 어린이보험에 대해 10% 안팎으로 보험료를 일괄 인하했다.

    어린이보험은 첫 출시 당시 0~15세 사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종합 보험으로 자녀 질병, 상해 등 의료비나 일상생활에서의 각종 배상책임 등에 대비하기 위해 설계된 상품이다.

    특히 일반보험과 달리 보험 납입 기간이 길고 수수료도 높아 자동차보험에 비해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보험계약마진(CSM)을 관리해야 하는 보험사들 입장에선 어린이보험과 같은 장기상품이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시장규모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보사의 지난해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5조8256억원으로, 중소보험사까지 합치면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손보사들의 점유율 확보 경쟁으로 가입 연령 확대가 지나치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녀 성장과정에서 필요한 보장을 담는 게 어린이보험의 장점인데 연령 확대로 기존보험 상품의 특장점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암·뇌혈관·심혈관질환 등 성인용 건강보험에 들어 있는 다수 보장을 포함하면서 일명 '어른이보험'(어른+어린이보험)으로 불릴 만큼 시장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대상 고객이 늘수록 손해율이 증가하면 보험료도 오르고 어린이보험만의 보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저출산 문제와 인구감소 등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어린이보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며 "대형사가 35세로 가입 상한을 늘린 만큼 다른 보험사들도 상품 개정이 예고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