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3월 들어 국내서 각각 4029억·1조2851억 팔아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등 2차전지주 코스닥 순매도 상위권 향후 주가 증권가 전망 엇갈려…외국계 "매도 국면"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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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국내 증시를 떠나는 가운데 올해 들어 급등한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을 주로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최근 지나치게 올랐다고 판단, 특히 에코프로비엠 등 올해 코스닥지수 상승세를 주도한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이들 종목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국내 증시서 4029억원, 1조851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국내 주식 매수세를 이어간 외국인의 경우 6개월 만에 매도세로 전환했다. 

    종목별로 보면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을 2707억원어치 팔며 이달 들어 가장 큰 매도세를 보였다. 

    이어 에코프로(-1986억원), 엘앤에프(-1502억원) 등 2차전지 소재사들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나노팀(-357억원), 성일하이텍(-307억원), 나노신소재(-272억원)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에코프로를 451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큰 매도세를 기록했다. 엘앤에프 또한 348억원을 매도하며 네 번째로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나노신소재(-211억원) 역시 7위로 상위권에 올랐다.

    기관과 외국인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단기간 빠르게 올랐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낙관적 기대가 지나치게 반영됐다고 평가, 이에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은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주가가 오른 종목 중 하나다. 전일 기준 올해 들어 에코프로비엠은 117.3% 올랐으며, 에코프로와 엘앤에프는 각각 228.6%, 27.3% 상승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 전체 대비 시가총액 비중이 5%를 넘으며 새로운 주도주가 됐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비중 5%를 넘은 종목은 서울반도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에 불과하다. 

    2차전지 관련주의 일괄적인 상승은 풍부한 호재 영향이다. 테슬라 수주·증설 등 긍정적 대외요인이 반영된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각각 미국의 포드,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 공장을 설립한다는 소식에 낙수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급등한 일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조만간 조정을 거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기간의 급등으로 고평가 영역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맥쿼리증권과 UBS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단기간 너무 빠르게 올랐다면서 ‘매도’ 의견을 냈다. 최근 주가에 실적 대비 시장의 낙관적 기대가 지나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태우 UBS증권 연구원은 "올해 음극재 분야 매출 성장은 기대되지만, 에코프로비엠은 경쟁사 대비 눈에 띄는 프리미엄으로 거래되고 있다"라며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져 투자 의견을 매도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2차전지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2차전지주들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여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내후년까지 고성장이 예상돼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한 우상향이 전망되나,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낙관론이 가격에 반영돼 있지는 않은지 의심해야 한다"라며 "일부 소재 종목의 주가는 과열 국면에 다다랐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수혜 기대감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코스닥 시장 내 2차전지주의 과도한 쏠림현상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쏠림은 경계가 필요하다"라며 "코스닥 시장 내 2차전지 기업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29%까지 상승한 가운데 과도한 쏠림을 지양하고 균형을 잡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