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연구학회, '수면은 건강의 필수' 심포지엄 개최전진선 총무이사 "평일에도 적정 수면시간 확보" 정기영 학회장 "수면 문제, 국가적 차원서 개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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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수면연구학회
    한국인의 수면시간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주중에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잠이 드는 경향이 있어 이른 취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대한수면연구학회는 17일 세계 수면의 날(World Sleep Day)을 맞아 ‘수면은 건강의 필수’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04년 6시간 50분(411.1분)이었던 평균 수면시간은 2019년 7시간15분(434.5분)으로 대략 35분 이상 증가했다.

    수치만을 두고 보면 ‘성인 7시간 이상’이라는 지표에 부합하는 긍정적 변화로 해석되지만, 이 조사는 주말에 증가하는 수면시간을 포함한 것으로 주중 수면의 문제는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진선 수면연구학회 총무이사(한림의대 신경과)는 “한국인의 주중 취침 시각은 평균 23시 45분으로 상당히 늦게 잠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출근으로 아침 기상 시각을 늦추는 것은 어려우므로 적정 수면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라고 밝혔다. 

    ◆ 수면 부족·수면 무호흡, 치매발생 위험인자 

    이날 학회 차원에서 수면 부족과 무호흡증이 뇌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내용의 발표도 진행됐다.

    박혜리 교수(인제의대 신경과)는 “고령인구의 증가로 인해 치매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치매를 예방하고 뇌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한 잠이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이 부족한 사람에서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의 발병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최근에는 수면 중 뇌에서 ‘글림프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순환체계가 활성화되면서 뇌의 독성물질 청소가 활발히 일어난다는 사실이 밝혔졌다. 

    박 교수는 “수면이 부족하면 이러한 뇌독성물질의 침착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치매 발생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낮잠, 술,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경진 교수(경희의대 신경과)는 “수면무호흡이 고혈압, 당뇨, 심방세동, 심부전, 심근경색, 뇌졸중의 위험도를 올리고 치매 역시 증가시킨다”며 “매일 밤 발생하는 수면무호흡이 10년이상 축적되는 효과가 있어 다른 위험인자들과 독립적으로 3배 이상의 사망률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정기영 수면연구학회장(서울의대 신경과)은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시간인 수면은 식이, 운동과 함께 건강의 필수 요소”라며 “수면장애는 신체, 정신, 인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체계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