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학교 금융교육 의무화" 한목소리홍성국 의원, 금융교육진흥법 발의김소영 부위원장 "생애주기별 맞춤교육 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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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금융교육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업계의 숙원 사항인 '학교 금융교육 의무화'가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상아 금융감독원 금융교육국장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OECD 국제금융교육주간 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석, "금융교육 강화를 위해서는 학교 내 금융교육 의무화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다만 금융교육 의무화의 경우 금융위, 교육부 등 유관기관과 합심해서 긴 호흡으로 장기 목표를 갖고 추진해 나가야 할 상황"이라며 "현행 교육체계 내에서라도 교육 대상을 확대하고 내실화를 기하는 등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북유럽 국가들과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금융교육이 필수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고교 선택과목 중 한 과목으로만 지정돼 있다. 이마저도 교사가 개설하지 않으면 배울 수 없고, 내용이 어렵고 재미없다는 인식이 강해 실질적인 교육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교육계 안팎의 지적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하주식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정책과장은 "금융교육의 부족 또는 부재가 우리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교육 부실은 금융소비자의 역량 부족을 부르고, 이는 금융상품에 대한 합리적 선택을 막아 금융사고와 금융분쟁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 이러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는 금융회사에 대한 신뢰 저하를 불러오고 전반적인 금융상품 외면 현상으로 이어져 결국 금융회사는 수익성 저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하 과장의 설명이다.

    그는 "금융교육의 부족이 이렇듯 금융시장과 자본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측면도 있지만 금융소비자 개인으로 봐서도 자산 형성에 실패해 미래와 노후 대비에 취약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금융교육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임을 강조했다.

    금융교육의 강화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100세 시대의 도래와 평생직장의 소멸에 따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12년부터 매년 3월 넷째주를 '국제 금융교육 주간'으로 지정하고 회원국이 자율적으로 관련 캠페인을 실시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인류의 평균수명은 크게 늘어났지만 노동소득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시대가 되면서 자본소득의 보완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정치권에서도 금융교육 강화 목소리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홍성국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금융교육을 반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교육진흥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를 금융교육의 컨트롤타워로 삼고 국가와 지자체가 지원 역할을 맡는 내용이 담겼다. 교육부 산하에 금융교육위원회를 두고 교사에게 관련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홍 의원은 "근로소득이 중단되는 60세 이후 약 40년을 자본소득으로 생활해야 하는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며 입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의 경우 금융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국가전략으로 채택했다"며 "우리나라도 올해 금융교육의 방향성을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으로 설정한 만큼 차근차근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