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 고객‧계약 수 등 회복세…계약자산 감소세 주춤SK‧삼성‧미래證 등 신규 랩 서비스 선봬…서비스 강화 초점변동성 장세 속 투자일임 각광…과거 대비 진입 장벽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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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시 침체로 자금이 대거 이탈했던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서비스) 상품에 수요가 재차 몰리고 있다.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고객의 자산규모에 맞춘 상품은 물론 월 배분 상품 등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자산(평가금액)은 전월 대비 0.8%(8805억원) 감소한 114조237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고객 수는 2390명 증가한 184만6880명, 계약건수는 2225건 늘어난 202만9019건으로 집계됐다.랩어카운트 잔고 평가금액은 지난해 8월 말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 감소 폭이 크게 줄었다.실제 랩어카운트 잔고는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경색이 심했던 지난해 10월 9조3767억원이 급감했다. 이후 11월과 12월에도 각각 9조6935억원, 8조3665억원이 줄었다. 작년 하반기에만 32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금리 인상과 더불어 레고랜드 발 채권시장 경색 등으로 랩어카운트에서 빠져나갔던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돌아오고 있는 중"이라며 "올해 증시 반등과 금리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한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랩어카운트는 증권사와 고객이 투자일임 계약을 맺으면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주식·채권·대체투자 상품 등 포트폴리오를 구성, 시장 상황에 맞는 리밸런싱(자산 재배분)까지 운용해주는 자산관리계좌를 뜻한다.랩어카운트 잔고가 올해 들어 반등할 조짐을 보이자 증권사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랩 상품‧서비스 개발 및 출시 경쟁에 한창이다.SK증권의 경우 지난 15일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월 지급 구조를 랩어카운트에 연계한 상품인 '글로벌 인컴 아크로스 자문형 랩'을 출시해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회사는 이를 위해 금융 AI 스타트업 아크로스테크놀로지스와 손잡았다.해당 랩 상품의 특징은 글로벌 자산 배분과 미국 주식에 집중하는 점이다. 전 세계 19개 자산군에 분산투자하고, 10종목 내외의 미국 주식 집중투자를 통해 초과수익을 추구한다는 게 SK증권 측의 설명이다.회사 관계자는 "매월 0.4%, 연 4.8%의 비율로 달러화 분배금을 지급,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추구한다"라며 "해당 상품은 분류과세 대상으로 금융소득 종합과제 적용 투자자에게 유리하다"라고 말했다.삼성증권은 이에 앞서 지난달 '삼성POP골든랩-트루밸류'를 내놓았다. 해당 상품은 30종목 내외로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 치우치지 않은 포트폴리오로 구성됐다. 불안한 매크로 환경을 대비해 현금 비중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삼성증권은 해당 상품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지난 2021년 6월 출범한 신생 운용사인 라이프자산운용의 투자자문을 받기로 했다. 라이프운용은 출범 이후 글로벌 경기 위축 등 대내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운용자산(AUM)을 늘려나가며 시장의 주목을 받은 운용사다.삼성증권 관계자는 "랩어카운트 상품을 운용하는 데 있어서 투자자문사의 역할이 크다"라며 "라이프자산운용의 투자 자문과 더불어 삼성증권의 리스크관리, 리서치 및 운용역량이 합쳐져 좋은 시너지를 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밖에 미래에셋증권은 고객의 투자 성향 및 스타일에 따라 하나의 랩 계좌에서 복수의 하위 계좌를 통해 다양한 운용전략을 구현하는 '스마트 랩어카운트'를 출시했다. NH투자증권 또한 국내외 상장 주식과 채권, 공·사모펀드, 자문형 랩 등을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는 'NH 올원 어카운트'를 선보였다.증권가는 당분간 랩어카운트의 인기가 지속될 거라는 입장이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직접투자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문가를 찾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라며 "탄력적으로 운영되는 랩어카운트가 소비자들에겐 대안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연금 저축 가입자도 랩어카운트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연금 관련 투자처로서의 활용성이 커졌다"라며 "증권사들이 과거에 비해 최소 가입 금액을 대폭 줄여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