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베트남 등에 법인 세우고 글로벌 기반 마련스타트업에 롯데그룹 역량 총동원… 글로벌 인프라 제공"스타트업의 역동성·혁신, 대기업 따라갈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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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보유가 법적으로 허용된 지 1년 만에 CVC의 평균 자산 운용 규모가 4000억원을 넘어섰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구조를 개편하거나 신사업을 찾는 기업들이 늘면서 CVC가 활성화되는 추세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의 벤처 대출 전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며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CVC 업계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스타트업 투자의 지향점과 성과, 향후 보완해야 할 부분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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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는 "롯데의 글로벌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크로스보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벤처스는 올 상반기 중 실리콘밸리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글로벌 법인을 설립해 한국, 베트남, 미국, 일본 등지에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연결하고 크로스보딩(해외 진출)을 돕는 브릿지 역할을 구상하고 있다.
롯데벤처스는 동남아 지역 중에서도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베트남에 지난 2021년 선제적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가장 먼저 해외 법인을 세운 베트남은 베트남 정부의 기업등록발급 승인을 받은 최초의 외국계 벤처투자법인이다.
그는 "베트남은 롯데GRS, 롯데쇼핑, 롯데컬처웍스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계열사가 진출해 최소 5년 이상 베트남 현지에서 근무한 주재원들이 많다"며 "이들이 스타트업과 직접 일대일 멘토로 베트남 진출 전략을 조언하고, 진출 이후에는 현지 법인장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법인 설립 예정인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일본, 베트남에선 롯데그룹이 수 년 간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을 현지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
취임 3년차를 맞은 전 대표는 CVC에서 보기 어려운 '인사통'이다. 그는 롯데그룹에서 인사업무 21년, 롯데인재개발원에서 8년, 2019년엔 롯데인재개발원장을 지내고 지난 2020년 8월부터 롯데벤처스 대표를 맡았다.
전 대표는 "스타트업 육성과 인재 육성은 매우 유관성이 높다"며 "5~6년 뒤의 환경을 예측하고, 미래 환경에 적합한 인재와 회사를 육성하는 것이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사업무를 하면서 그룹의 식품, 유통, 화학, IT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그룹사가 영위하고 있는 산업에 관련된 투자를 집행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롯데벤처스는 대부분의 투자를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다. 식품, 유통, AI, 화학 등 롯데계열사와 연계된 산업별 특성화 펀드를 운영해 모기업의 사업분야와 진출 시장, 기술로드맵 등을 고려해 투자하고 있다.
일례로 롯데벤처스는 차세대 배터리용 핵심소재로 주목받는 리튬메탈 음극재 및 고체 전해질 개발 스타트업인 '소일렉트(SOELECT)'에 투자했고, 소일렉트는 롯데케미칼과 차세대 음극재 생산시설 구축에 나섰다.
UAM 통합관제 및 모빌리티 배송 전문기업 파블로항공에도 투자한 바 있다. 파블로항공은 최근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IPO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
그는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역동성이나 혁신을 당해낼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구글, 아마존, 삼성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CVC를 만들어 스타트업에 투자한다"고 전했다.
이어 "혁신과 역동성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에 유일한 결핍은 인프라와 자금"이라며 "CVC를 통해 투자 받은 스타트업은 데스밸리 극복에 도움이 되는 초기 자본과 성장 단계별 경영 자문, 시스템, 인적 네트워크 등을 제공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대한민국의 문제는 결국 스타트업이 해결할 것"이라며 "스타트업이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대기업이 조력자로 나서 동반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